철거 위기의 구의동 오윤 테라코타 부조, 시민의 힘으로 지킨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낡은 은행 건물 안쪽 벽. 반세기 가까이 가벽 뒤에 숨어 있던 테라코타 부조 두 점이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건물은 올봄 새 주인을 맞았고, 철거는 이르면 2~3개월 안에 시작된다. 행정에 보존을 청원하는 목소리는 이미 1만 명을 넘어섰지만, 행정의 시간은 철거의 시간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시민들이 먼저 지갑을 열기로 했다. 흙을 빚던 노동자 청년들 1973년, 상업은행(현 우리은행) 구의동 지점 객장 양쪽 벽에 마주 보는 부조 두 점이 들어섰다. 한쪽 벽에는 사람의 형상이, 맞은편 벽에는 새의 등을 표현한 추상 문양이 새겨졌다. 흙을 구워 빚은 이 작업을 한 이는 오윤·오경환·윤광주, 세 청년이었다. 오윤은 이 작업에 앞서 1971년 삼각지 지점 부조에 참여했고, 곧이어 입대했다. 위장병이 악화돼 이듬해 조기 제대한 그는 동료들이 이어가던 부조 작업에 다시 합류해 구의동 지점을 함께 완성했다. 이들은 부조를 굽기 위해 경주와 일산에 전돌 공장을 직접 운영하며 흙과 씨름했고, 신라 고분과 와당의 고졸한 미감을 손끝으로 익혔다. 이듬해에는 동대문 지점 부조로 작업이 이어졌다. 노동자였던 청년들이, 노동자들이 매일 드나드는 은행 객
- 뉴스아트 편집부
- 2026-07-09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