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한 한강, 과거 '블랙리스트' 오명 딛고 문학의 정점에

2024.10.11 10:20:10

5.18 다룬 '소년이 온다'로 블랙리스트 지정 논란 겪어
예술 검열 논란 속 세계적 문학상 수상으로 작품성 입증
문화예술 자유 보장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성 대두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의 영광 뒤에는 과거 한강 작가가 겪어야 했던 '블랙리스트' 논란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14년,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뤘다는 이유로 당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세종도서 선정 사업에서 "도서의 사상적 편향성"을 이유로 배제됐고, 이는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블랙리스트 논란은 단순히 한 작가의 문제를 넘어 한국 문화예술계 전반의 표현의 자유와 검열 문제로 확대됐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청와대 주도로 약 9,00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정부 지원에서 배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작품성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낸 승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의 자유와 다양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문화예술 지원 공정성 강화' 등의 정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문화예술계 검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보다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정부 지원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블랙리스트 사태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해볼 만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인 쾌거임과 동시에, 과거 블랙리스트 논란을 되돌아보고 문화예술의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문화예술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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