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화' 열풍에 커지는 저작권 논란..."창작인가, 저작권 침해인가"

2025.04.01 15:39:15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확산된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 변환, 예술 저작권 논쟁 확산
AI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예술적 이미지 생성 가능
저작권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 균형점 모색 필요
오픈AI 등 AI 기업들 저작권 관련 소송 잇따라...창작자들과 기술기업 간 갈등 심화

 

뉴스아트 편집부 | 지난달 25일 오픈AI가 공개한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하는 이른바 '지브리화'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사진이나 풍경 이미지를 업로드한 뒤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달라고 요청하면 수초 내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과 유사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챗GPT의 국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125만292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일 처음으로 100만 명대를 기록한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러한 급증세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사람들이 이미지 모델을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즐겁다"면서도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 이면에는 저작권 침해에 관한 심각한 우려가 존재한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AI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와 둘째, '화풍'이나 '스타일'이 저작권 보호 대상인지에 관한 문제다.

 

법적 쟁점: '스타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인가?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풍 자체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의견이 나뉜다. AP통신이 인용한 프라이어 캐시먼 로펌 소속 조시 와이겐스버그 변호사는 "(스튜디오 지브리 등 작품으로) 훈련을 시킬 수 있는 라이선스나 승인을 받았냐는 문제가 제기된다"며 비록 '스타일'이 저작권으로 보호되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있긴 하지만,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현행 저작권법상 '화풍'이나 '스타일'은 엄밀한 의미의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저작권법은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하지만, 아이디어나 방법론 자체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일반적이다.

 

AI 학습과 저작권 논란

 

현재 오픈AI는 챗GPT 학습에 사용된 구체적인 데이터셋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 포함되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픈AI는 이미 여러 저작권 관련 소송에 직면해 있다. 존 그리샴, 마이클 코넬리 등 미국 유명 작가들은 오픈AI가 작가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해 챗GPT를 학습시켰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영화 《오펜하이머》 원작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공동저자 카이 버드도 오픈AI가 책을 도용해 챗GPT를 훈련하면서 저작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창작자들의 우려와 반발

 

창작자들은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016년 NHK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AI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뒤 "작품 자체가 삶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기술을 내 작품에 접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는 국내 창작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2023년에는 웹툰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생성 웹툰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도전만화에서는 'AI 웹툰 보이콧'이라는 이름의 게시물이 60편 넘게 게재되었으며, 이는 웹툰 창작자들의 저작권 침해 우려와 AI의 무단 학습에 대한 반발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미국에서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인증하는 'Not By AI' 프로젝트가 확산되고 있다. 작년에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인스타그램 공개 게시물을 AI 훈련에 활용하겠다고 밝히자 사진작가 등 창작자들이 대거 인스타그램을 탈퇴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AI 기술 옹호 입장과 기술 혁신론

 

반면 AI 기술이 창작의 새로운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AI 기술 지지자들은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이 원작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화풍을 참조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역사적으로 예술가들이 선대 작가들의 스타일을 학습하고 발전시켜온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AI 기술이 예술의 민주화를 가져왔다는 점도 강조된다. 전문적인 그림 실력이 없는 일반인도 AI 도구를 통해 자신의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긍정적 변화라는 것이다.

 

기술 업계에서는 AI 학습이 공정 이용(fair use)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은 저작물의 변형적 사용, 저작물의 성격, 사용된 부분의 양과 질, 잠재적 시장 가치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하여 판단되는데, AI 학습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견해다.

 

정책적 대응과 향후 전망

 

현재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각국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다양한 정책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AI 법안(AI Act)'을 통해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저작권 보호를 위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AI 생성물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저작권법 개정을 통한 제도적 보완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경우, 지난 27일 공식 X 계정에 챗GPT로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게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이미지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마약 밀매, 불법 거주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미국 매체 더 버지는 이를 "밈을 활용한 홍보 전략처럼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체포된 이민자에 대한 조롱이자 국가 차원의 사이버불링"이라고 비판했다.

 

'지브리화' 열풍은 단순한 인터넷 트렌드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창작의 본질, 예술의 가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AI와 인간 창작자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법과 제도의 변화 속도를 앞서가는 현실에서,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기술 혁신 촉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아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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