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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공연예술기반 산업모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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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스토리클라우드>라는 곳이 있다. 연극대본을 저작권 고민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연극대본을 출연인원, 길이, 주제 등으로 분류하여 찾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기획하고, 메뉴 등을 만들고, 제작툴을 이용하여 사이트를 만들고,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직접 UI디자인까지 한 사람은 놀랍게도 연출 겸 작가, 배우인 김학선씨이다. 그는 한 두번, 혹은 전혀 무대에 올려지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대본들이 안타까와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에... 30년 연극생활을 되돌아보니 뭐가 남았나 스스로 묻게 되었어요. 연극 작품은 수명이 짧은데, 정부지원도 거의 신작 중심으로 이루어져요. 태어난 아이를 잠깐 예뻐하고 (잊어버리고) 또 다른 아이를 낳는 거같더라고요. 이걸 아카이빙이라도 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연출 겸 작가인 김학선씨에게 좋은 대본을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수요에 따라 쉽게 대본을 찾아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대본이 잊혀지지 않고 다시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전문극단이 아닌 일반인들이 공연을 하면서 동시대적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대본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을 살리는 길은 다양한 무대에 올리는 거예요. 작가에게 작품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잖아요.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넣듯이 대본을 스토리클라우드에 넣고, 무대에 올릴 기회를 기다리는 거죠.  

 

<스토리클라우드>는 올해 하반기 예술경영지원센터로부터 '초기창업지원'을 받았다. 118개 기업이 지원했고 5개 기업이 선발됐는데, <스토리클라우드>는 공연분야의 예술기반산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음악이나 미술은 예술기반산업 모델이 있었는데, 공연분야에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청소년들의 예술활동이 활발한 해외에서는 악보 및 대본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오래 전에 대중화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연극대본 서비스는 처음이다. 1000점의 대본이 모이게 되면 공연계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을 기대한다. 그 영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출이나 작가들이 지원금에 기대지 않고도 지속가능하도록 안정적인 공연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훌륭한 작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가치와 기억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살아나고 공연되면서 적더라도 안정적으로 저작권료를 받게 되면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훌륭한 작품 하나보다는 작품'들'이 살아나게 하는 게 목표다. 김학선씨가 작품계약 구조를 인지도나 작품성 등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작품이 많을수록 작가의 저작권료가 높아지도록 설계한 이유이다.

 

회원이 많아지면 크라우드펀딩 및 연간 공연계획에 따른 홍보 및 관객 확보를 통해 공연매출 향상 구조도 만들 생각이다. 이런 구조는 국립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대규모 공연장을 제외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토리클라우드>가 하우스 역할을 하여 중소규모의 공연단체들도 연간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홍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하고 예측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김학선씨는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연예술계에 입문했다. 그가 투고한 작품은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심사위원의 눈에 띄어 무대에 올려졌고, 이후 연출 및 연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키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입사한 웹기획사에서 3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밤새 공부한 덕에 그의 기획력은 공연 분야를 넘어서 교육, 웹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시기에 스토리보드작성법은 물론 파워포인트, 엑셀 사용법 등 다양한 기능을 익혔고, 그 덕분에 공연예술계에서는 드물게 어떤 업무에서든 자기완결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1월 21일  뉴스아트와 위트버스의 <스토리클라우드>는 MOU(업무협약)를 맺고, 서로의 사업 취지에 공감하며 협조하기로 했다. 뉴스아트와 위트버스의 <스토리클라우드>는 예술인들의 역량 강화와 예술인 생활 안정 등에 적극 협력하며 공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