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원주는 민선 8기 시장 교체와 함께 전례 없는 문화적 파괴를 맞이했다. 새로 취임한 시장은 전임 시정의 흔적 지우기에 집착하며 문화예술정책을 싸그리 뒤엎었다. 사업은 멈췄고, 공간은 폐쇄됐으며, 운영 주체는 바뀌었고 블랙리스트까지 등장했다. 원주의 문화예술계는 쑥대밭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폭력의 정점에는 ‘아카데미극장’이 있었다. 1963년에 개관한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60년을 버텨온,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단관극장이다. 그 시절 원주의 C도로는 '시네마 로드'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 거리에 4개의 극장이 줄지어 있었고, 저마다 특색 있는 상영으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눈물과 웃음을 선사했다. 시간이 흘러 원주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그 거리의 마지막 상징이자 시민들에게 남은 유일한 문화유산이었다.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무렵, 극장은 시민들의 손으로 다시 되살아났다. 2022년 1월, 원주시에서 극장을 매입했고 문체부 공모에 선정돼 리모델링과 문화 커뮤니티 공간 활용 비용으로 39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였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2023년 4월, 원강수 시장은 극
뉴스아트 편집부 | 50여 년 전 롤링 스톤스가 도난당했던 전설적인 기타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하 메트)에 기증된 대규모 컬렉션에서 발견돼 록 음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 사건은 도난 문화재의 소유권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제의 악기는 1959년산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 모델로, 롤링 스톤스의 전 기타리스트 믹 테일러가 소유했던 것이다. 이 기타는 1972년 롤링 스톤스가 프랑스에서 명반 'Exile on Main St.'를 녹음하던 중 빌라 넬코트에서 도난당한 여러 악기 중 하나로, 당시 키스 리처즈에게 빚이 있던 현지 마약상들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이 기타는 단순한 악기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원래 키스 리처즈가 소유했던 이 기타는 1964년 롤링 스톤스의 역사적인 미국 '에드 설리번 쇼' 첫 출연 당시 연주되었던 바로 그 악기다. 이후 1967년 리처즈는 이 기타를 믹 테일러에게 팔았고, 테일러는 롤링 스톤스 활동 기간 내내 이 기타를 자신의 주력 악기로 사용했다. 지미 페이지와 에릭 클랩튼 같은 거장들 또한 이 악기를 빌려 연주한 것으로 전해져 그 가치를 더한다. 최근 금융가이자 수집가인 더크 지프가 메트에
뉴스아트 편집부 | 우리가 '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아스팔트 도로의 집합인가, 아니면 그 속을 흐르는 무형의 기억과 감각, 관계의 총체인가. 7월 18일 막을 올리는 갤러리 브레송의 기획전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세 가지의 시각적 답변을 제시한다. 김남진 기획자가 조율한 이번 전시는 단순히 도시 풍경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도시의 내면을 탐색하고 그 미학적 본질을 사유하는 동시대 사진 예술의 한 단면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전시의 제목이자 지적 토대가 된 이탈로 칼비노의 동명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도시의 정체성이 랜드마크가 아닌, 그곳을 스쳐 가는 사람들의 기억, 욕망, 기호, 관계에 있음을 역설한다. 전시는 이 문학적 통찰을 출발점으로 삼아, 외젠 앗제의 기록적 시선이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을 넘어, 오늘날의 사진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주관적 언어로 도시를 재해석하는지를 보여준다. 세 명의 참여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시의 '보이지 않는' 차원을 가시화한다. 라인석 작가의 《Touch》 연작은 사진의 평면성에 대한 도발적인 개입으로 시작된
황경하 기획자 | 그날, 풍천리로 향하는 길은 미약하나마 빚을 갚으러 가는 순례의 길과도 같았다. 세 시간여를 달려 아스팔트의 열기가 잦아들고 차창 밖으로 푸른 산세가 깊어질수록, 나는 세상의 소음에서 멀어져 가장 아름다운 땅의 가장 아픈 신음 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마침내 도착한 풍천리 마을회관 앞은, 7년간의 싸움으로 지쳤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었다. 한여름의 태양은 아스팔트 위에서 가혹할 만큼 이글거렸다. 하지만 그 열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의 깊은 숨결이 서늘한 바람을 실어왔고, 회관 곁을 지켜온 풍성한 나무들이 만들어준 작은 그늘은 그 어떤 지붕보다 더없이 소중했다. 그리고 그 아래, 저 너머에 펼쳐진 거대한 잣나무 숲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처럼 짊어진 이들이 이미 수없이 모여 있었다. 콘크리트 거인 아래, 생명의 숲이 울고 있다 이 축제는 왜 열려야만 했을까. 이들은 왜 노래를 불러야만 했을까. 그 답은 마을을 휘감고 있는 거대한 그림자에 있었다. 2019년, 한국수력원자력은 이곳 풍천리에 1조 5천억 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건설을 예고했다. 상부댐과 하부댐, 두 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거인이 들어서
뉴스아트 편집부 | 20년 가까이 '개발'과 '사라지는 공간'이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김형준이 시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작품들로 관객을 만난다. 박김형준 작가의 사진전 <겨울조감도>가 2025년 7월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의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전시 개막 행사는 15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멈춤의 시간 속, 드론으로 찾은 새로운 시선 이번 전시는 모든 것이 멈춘 듯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시작되었다. 작가는 당시의 상황을 "일도, 사람도, 계절도 멈춘 것 같았던 코로나 시절의 겨울"이라 회고하며, 무력감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갈망했다. 그때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새의 시선'에 대한 오랜 갈망이었다. "사진을 하면서 늘 부러웠던 것이 있다면, 새의 시선이었다"고 말하는 작가에게 드론은 그 갈증을 풀어줄 조력자였다. 작업의 무대는 생활 반경 가까이에 있어 익숙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왕송호수였다. 2021년 겨울부터 네 번의 겨울에 걸쳐, 그는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는 날들을 골라 호수를 찾았다. 땅 위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 드론의 시선을 통해 펼쳐
뉴스아트 편집부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와 함께 올해 19세가 되는 2006년생 청년들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5만 원의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의 추가 발급을 7월 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청소년기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보내며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적었던 청년들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미래의 문화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된 사업이다. 이번 추가 발급은 지난 상반기(3월 6일~5월 31일)에 패스를 발급받고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청년들의 지원금을 환수해, 신청 시기를 놓쳤거나 망설였던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누가, 어떻게, 어디서 사용하나? 신청 대상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200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청년이다. 단, 상반기에 이미 패스를 발급받은 이력(사용 여부 무관)이 있는 청년은 다시 신청할 수 없다. 신청은 '청년 문화예술패스' 공식 누리집(youthculturepass.or.kr)을 통해 가능하며, 기간은 11월 30일까지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별로 정
뉴스아트 편집부 | 현대 미국 희곡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매밋(David Mamet)의 가장 논쟁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연극 '올리아나(Oleanna)'가 오는 2025년 7월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북구 뜻밖의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올리아나'는 대학 교수와 학생, 단 두 사람의 대화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밀도 높은 2인극이다. 성추행 고발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두 인물의 첨예한 대립을 통해 권력의 본질, 언어의 폭력성, 소통의 부재가 빚어내는 파국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줄거리 극은 총 3막으로 구성된다. 1막에서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온 학생 '익정'과 그녀를 돕고자 하는 교수 '현욱'의 만남이 그려진다. 그러나 현욱의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교육 방식은 둘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2막에 이르러 익정은 현욱을 성희롱 및 부적절한 행동으로 고발하고, 분노한 현욱과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익정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다. 마지막 3막에서는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현욱과 그의 파국이 격렬한 충돌로 이어진다. 데이비드 매밋은 이 작품에 대해 "올리아나는 잃어버린 유토피아를 뜻한다. 이 이야기는 성추
뉴스아트 편집부 | 깊이 있는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한국 성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프라노 이경희가 오늘(2일) 정오 미니앨범 '봄'을 발매하며 음악 팬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앨범은 한국의 아름다운 가곡만을 엄선하여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는 이경희만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담아낸 첫걸음이다. 소프라노 이경희는 이번 '봄' 앨범을 시작으로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을 사계절에 담아 총 12곡을 작업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이름의 미니앨범 시리즈로 순차적으로 발매할 예정이다. 각 앨범에는 3곡씩 수록되어 있으며, 이번 '봄' 앨범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가곡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이경희의 깊은 열정과 철학이 담겨 있다. 미니앨범 '봄'에는 김효근 작곡가의 명곡 '첫사랑'을 비롯해 '꽃구름 속에', '수선화' 등 총 세 곡이 수록되었다. '첫사랑'은 이경희의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재해석되어 원곡이 가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이 곡은 피아노, 바이올린의
뉴스아트 편집부 | 대한민국 언더그라운드 메탈 씬의 견고한 연대를 과시할 특별한 기획 공연 ‘철조망: METAL SYNDICATE NETWORK’가 오는 7월 13일(일) 수원 행궁동의 대표적인 언더그라운드 공연장 D.O.T.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서울-경기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섯 개의 유수 메탈 밴드가 한자리에 모여, 한국 메탈 씬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강렬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철조망’은 단순한 물리적 경계를 넘어,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메탈 공동체의 강인한 정신을 상징한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개별 밴드의 단순한 쇼케이스를 넘어, 장르적 결속과 존재를 선언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무대에 오르는 밴드들은 각기 독특한 음악적 색깔로 관객들에게 폭력성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의식과 저항의 메시지를 오컬트 둠 사운드로 풀어내는 둠드론/메탈 밴드 SABBAHA가 그들의 깊이 있는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어서 하드코어, 메탈, 그라인드코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격렬한 충돌을 그리는 SEOUL SPIT이 무대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
〈SATANIC RITUAL & PERVERSION VOL. I – DEVIL’S WEDDING NIGHT〉 개최 오는 7월 12일(토) 밤 8시, 서울 성미산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춘희(chunhee.seoul)’에서 파격적인 메탈 퍼포먼스 공연, 〈SATANIC RITUAL & PERVERSION VOL. I – DEVIL’S WEDDING NIGHT〉가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결혼식’을 테마로 악마적인 이미지와 전복적인 서사를 결합한 하나의 의식으로 기획되어 관객들에게 암흑의 연극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악마의 결혼식’을 테마로 한 몰입형 공연 이번 공연은 총 6개 팀으로 구성되며, 한국 언더그라운드 메탈 및 일렉트로닉 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퍼포먼스를 펼친다. 기존의 밴드 셋 나열 방식에서 벗어나, 결혼식의 전통적인 순서를 차용한 의식의 단계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악마(뱀파이어, 루시 분)의 등장과 희생자(신부, 오키드 분)의 납치, 강제 결혼, 폭력과 전복, 그 속에서의 쾌락과 침묵의 붕괴까지, 각 밴드가 의식의 특정 단계를 연기하며 극적인 몰입감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