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오래 서 계셨어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보고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너무 예뻐서'라고 하시더군요." 손이상 노원달빛산책 기획감독의 말이다. 이 순간을 통해 공공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92.7%가 1년 동안 단 한 번도 미술전시를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미술 관람객이 20-30대에 편중되어 있고, 그마저도 연 1회 방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미술전시 관람 의향이 실제 관람률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전시회에 오지 않는 사람도 사실은 미술전시를 보고 싶어한다는 의미"라고 손 기획감독은 말한다. 한국인의 문화예술행사 선택 기준은 행사의 내용(24.3%)과 접근성(19.2%)이 가장 높아, 관람 비용이나 유명도를 크게 앞선다. 이 통계에 주목한 손 기획감독은 질적인 내용과 관람의 접근성을 개선하면 관람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노원달빛산책은 전시의 기본 틀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관객이 퇴근 후에 보러올 수 있는 야간 전시 포맷을 기본으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택시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김포시오페라단이 주최하고 JS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오페라컬 '천자의 영웅들'이 오는 11월 19일 남한산성아트홀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작품은 1930년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빛나는 발자취를 담아낸 창작 오페라다. 특히 이번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예술적 해석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저항, 그리고 독립에 대한 열망을 오페라 특유의 장중한 선율과 극적인 무대 연출로 표현해낸다. 김포시오페라단과 JS오페라단이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공연에는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재성 총괄프로듀서의 지휘 아래, 김덕주 음악감독이 음악을, 이진혁이 연출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대본은 실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어 작품의 사실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분간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비장한 결의와 숭고한 희생정신이 오페라 특유의 웅장한 음악으로 승화된다. 특히 남한산성이라는 역사적 현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우리 민족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예술인들의 안정적인 창작기반 구축을 위해 폭넓은 지원사업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600여 조합원과 함께 성장해온 이 협동조합은 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혁신적인 지원 프로그램들로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고 있다. 생활 안정을 위한 지원은 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한지붕협동조합과 협력해 청년 예술인들의 주거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으며, 신용점수와 관계없이 5% 저금리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을 제공하는 '예술인상호부조대출'과 100만원 한도의 '익일소액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은 예술인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의료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녹색병원과 연계해 종합건강검진을 저렴하게 지원하고, 저소득층 예술인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큰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까지 이어진 사례가 나오면서 예술인들의 건강권 보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창작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조성된 '오피스아트'는 월 15-25만원의 저렴한 이용료로 24시간 작업공간을 제공하며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40년 넘게 점묘화를 그려온 화가 칡뫼김구의 첫 화문집 『고양이처럼 출근하기』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 출간됐다. 열여섯 편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이번 화문집은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이자 삶을 향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냈다. 작가는 점묘 기법에 대해 "점은 혼자서는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서로 연대하면 전깃줄도 되고 벽도 된다"고 설명한다. "벽돌 쌓듯 하나하나 축적해야 모습이 나오고 질감도 드러나며 구성 또한 단단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세계는 무수한 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보여준다. '화가의 우울증'이라는 글에서는 예술가로서의 치열한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처음 의도한 이미지와 그려지는 작품의 공통분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 겪게 되는 고뇌와 방황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특히 면이나 선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굳이 점으로 표현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고백은, 예술적 신념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한 예술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의 제목이 된 '고양이처럼 출근하기'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포착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로 이어진다. "새벽 5시, 살그머니 일어나 조심스럽게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20년간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최은경의 신작 개인전이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열린다. 11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되는 '모퉁이로 미끄러지는 풍경(들): 옹이, 무릎, 주름' 전시는 '영정(影幀)'의 의미를 담아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풍경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은경 작가는 지난 20여 년간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포착해왔다. 자취방 안의 거울이나 수건 같은 작은 사물에서 시작해 도심 변두리, 밤 풍경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시선은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특히 그가 그리는 모든 대상은 상당한 정도의 자기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자신의 삶에서 자주 마주치며 특정한 시간과 정서가 밴 대상만을 그린다는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에서 비롯된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의 겉과 속을 동시에 표현하려고 한다"라고 밝힌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 작품들은 표면적 재현을 넘어 대상에 내재된 본질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우리 삶의 '구제성'을 은유-함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자신만의 경험과 정서를 투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을 졸업한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밤이 깊어갈수록 당현천변은 더욱 밝아진다. 은은한 달빛과 어우러진 예술작품들이 가을밤을 수놓고 있다. 지난해 96만 관객이 찾은 노원달빛산책이 올해는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4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41개 작품 137점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숨'이라는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긴 발걸음을 이끄는 작품이 있다. 설치미술가 박건재의 '그 안에 나 있다!'다. 5미터 높이의 붉은 철골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인체 실루엣.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들은 우리 교육현장의 또 다른 주역들을 만나게 한다. "오늘도 많이들 못 오신 게, 아침에 다 병원 가요. 병원 다니고 도수치료 받고 이런 게 너무 많아서..." 한 급식실무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수백 명의 학생 식사를 책임지는 현장은 늘 인력이 부족하다. 그 부족함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몸으로 메워진다. 튀김 연기 속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산재를 입어 돌아가신 동료들의 이야기는 급식실 환기시설의 열악한 현실을 드러낸다. 교무실무사, 과학실무사, 전산실무사, 특수교육실무사... 이들은 모두 '교육공무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교육공무직이 원래 직업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주도했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면서 문화예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범죄자의 귀환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시에 인사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조윤선 전 장관은 지난 9월 말 서울시향 비상임이사 공모에 응모했으며,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서울시는 "예술적 전문성과 식견을 토대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 깊이 있는 문화 정책을 지원할 역량을 갖추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블랙리스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반헌법적 국가범죄였다. 2014년부터 본격화된 이 불법적 검열 체계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거나, 정부를 비판하거나, 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다. 한 예술가의 정치적 견해나 표현이 정부 지원 배제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였다. 특검 수사 결과, 블랙리스트는 국정원-청와대-문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글로벌 한류의 성공 신화 이면에는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기획자들의 헌신적인 노동이 존재한다. 최근 격월간 한류동향 심층분석보고서 <한류NOW>는 음악산업에서 기획자들이 수행하는 다층적 노동의 실체를 밝혀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이상화 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케이팝 산업의 독특한 생산구조를 분석했다. 케이팝은 북미와 유럽의 작곡가, 미국과 일본의 안무가들과 협업하는 글로벌 제작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획자들은 단순한 중개자가 아닌, 창작물을 수급하고 조율하며 최적화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획자들의 노동이 단순한 창의성 발휘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들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관계노동'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조율하는 '감정노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빌보드매거진의 타마르 헤르만이 케이팝의 제조과정을 '공장 시스템'에 비유했듯, 각 생산단계의 연결과 작동은 기획자들의 다면적 노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획자들은 의사결정권과 자율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미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현대 예술가이자 음악가 성상식이 아일랜드 전통음악의 혁신가 로난 오 스노다이(Rónán Ó Snodaigh)와 함께 새로운 협업곡 'Came Back - 돌아왔네'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은 두 음악가의 10년 만의 재회를 기념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다. 성상식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유럽 전역을 돌며 음악 여행을 진행했다. 이번 여정에서 그는 10년 전 자신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을 준 로난과 재회했다. 10년 전 아일랜드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며 예술적 열정을 잃어가던 시기, 갤릭어로 노래하고 아이리쉬 전통북을 연주하는 로난과의 만남은 성상식에게 음악의 길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다. 'Came Back'은 한국의 징과 아일랜드의 전통 타악기 베우론이 교차하는 독특한 음악적 실험을 보여준다. 성상식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며 작곡 활동을 이어왔고, 이번 작품을 통해 은인이자 동료 음악가가 된 로난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이번 협업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두 음악가의 실험적인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상식은 "이번 작품은 로난에 대한 감사함뿐만 아니라, 유럽 음악 여행 중 만난 모든 이들에 대한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프리미엄 공유 오피스 '오피스아트'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2024년 2월 1일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문을 여는 오피스아트는 사전예약 시 파격적인 특가 혜택을 제공한다. 예약은 서인형 이사장(010-6424-8227)에게 연락 후 계약금 5만원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면적 110평 규모로 조성되는 오피스아트는 총 61석 규모의 개방형 업무공간으로, 디지털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의 창작활동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각 좌석은 듀얼 모니터 설치가 가능한 160cm 크기의 넓은 책상과 개별 파티션, 유선 인터넷, 멀티탭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특히 초기 입주자 10명에게는 12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사무용 의자 브랜드 스틸케이스 제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시설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냉난방 시스템과 외부 공기 공급 장치를 통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며, GS25 매장에서 사용되는 프리미엄 커피머신 JURA X9과 A3 출력이 가능한 엡손 컬러복합기 WF-C8690을 구비했다. 영등포구청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아트의 입주 비용은 월 25만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