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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개인전, <시간의 연금> 김광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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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금) ~ 7월 17일(일) 경복궁옆 인디프레스
해체와 구축을 무한 반복하여 시간을 구현하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일상의 정물을 고전의 조화와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는 김광문 작가가 5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모든 현상에 녹아있는 보이지 않는 시간을 지각 가능한 형태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사물에서 추출해낸 시간이라는 추상을 예술작품으로 구현해 보려는 기나긴 탐색의 결과이다.

 

 

예술적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질료와 형상 사이에 존재하는 무의식적인 시간과 역동을 심미(審美)라고 할 수 있다면, 작가의 심미적 요체는 상황과 사물을 평면화하거나 기호화하여 실제로부터 해체하고 다시 구축의 재료로서 사용하는 방식을 무한 반복하는 과정이다.

 

그는 ‘맘에 안 들어 부숴버렸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작업실이라는 반경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지독한 은둔가임에도 작품의 양이 너무 적다. 무한 반복하는 과정에 집착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 태도에서 예술의 고귀함에 대한 진심있는 존중과, 사물의 고유한 형태와 그에 깃든 의미들에 대한 순정한 매료를 엿볼 수 있다.

 

 

어려서부터 ‘도(道)’에 관심이 많던 작가는 그림도 도를 닦듯이 그린다. 치열하고 피곤한 일이지만, 내면에서 미적인 갈등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의 미감을 끌어내기까지의 시달림을 즐긴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나만의 방식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뭐라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인디프레스 김정대 대표는, "고도한 인간정신의 탐색 영역으로 첨예하게 진화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화두 앞에서 작가의 존중과 매료가 발휘하는 위력"을 느껴볼 것을 권한다.

 

 

"은은하고 온화한 바탕색조로 연유하는, 여백이 주는 안온함 그리고 정갈함과 섬세함이 느껴지는 묘사에 뒤를 이어 소박한 장식적 요소가 강하게 환기되는가 하면 매우 정적이고 차분하게 자연의 한 부위가 축소되어 안착된데 따른 고아하고 탈속한 경지조차 느껴진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설명을 앞지르는 암시. 암시적일 수밖에 없는 기호의 체계들. 그것들은 우리 모두의 가슴 깊이 잠겨져있는 기억들을 조심스럼게 끌어올리는 그물망 구실을 한다. 그래서 늘어놓은 보잘것없는 사물들은, 그러나 사물 하나 하나에 새겨지는 그리움과 애틋함, 또는 슬픔과 즐거움의 가슴 설레게 하는 추회(追懷)의 박물지(博物誌)가 된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알지 못하는 잔잔한 감동의 여울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오광수(미술평론가, 전 국립현대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