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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한 언론, 엄격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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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예술에 대한 자유인가 예술의 언론에 대한 자유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굿바이전 시즌2>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 7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 2회 공정한 언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속토론회에서는 한국 저널리즘의 현실과 신뢰회복 방안에 대하여 주목할만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뉴스아트>는 신생 언론으로서 선배 언론을 반면 선생으로 삼아 좀더 제대로 된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 성찰하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정리한다.

 

한국 언론은 199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신뢰도 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 시기 언론은 내부갈등, 보도품질, 경영위기를 모두 겪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대안 언론이 나오면서 존재감도 줄었다. 이러한 새로운 생태계에서도 언론은 권위주의적인 낡은 관행을 고집하면서 혁신하지 않았다. 도리어 수용자를 불신하고 과소평가함으로써, 대중들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하여 근본적 회의감까지 가졌고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보편화되었다.

 

이제 대중은 뉴스나 미디어가 곧 공신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은 자신의 입맛에 맛는 내용을 담은 미디어를 찾아내고 그 것을 유포한다. 미디어는 대중의 이런 면을 무시하며 상호불신이 가속화된다. 하지만 대중은 자기 입맛, 즉 정파성 만큼이나 팩트를 중시한다. 따라서 언론 불신 풍조에 대한 책임은 언론에게 있다. 상황을 바꾸려면 언론 쪽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

 

 

언론은 자신들의 실수가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하여 오보에 대하여 관대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중은 엄격하다. 대중은 보도의 정확성 뿐 아니라, '이게 이렇게까지 보도될 일인가?' 질문하면서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까지 판단한다.

 

언론은 신속보도를 추구하지만, 대중은 진실보도를 추구한다. 언론은 현실적 한계를 감안하며 기사를 보아주기를 바라지만, 대중은 엄격하다. 

 

언론은 독자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함으로써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과정에서 언론 규범을 소홀히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항의나 집단 행동을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한다. 언론 개선 요구는 대중들의 편향이라고 생각한다.

 

 

후속기사, 반론보도, 그리고 오보에 대한 정정이 없는 언론사와 기자들의 태도가 원인이다.

 

경희대커뮤니케이션연구소 이장환 연구원은 이렇게 된 이유로, "후속기사, 반론보도, 그리고 오보에 대한 정정이 없는 언론사와 기자들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신뢰를 회복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저널리즘 연구 결과로 이미 나와 있지만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언론이 잃어버린) 균형성을 회복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나라 언론은 같은 문제 앞에서 강도높은 자기 반성 시간을 가졌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은, 언론에 대한 불신 문제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다른 나라의 갈등은 훨씬 심각하며 폭력사태로도 이어졌지만 언론들이 충격을 받고 강도높은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하였다.  


그는 "우리 사회도 (비난한 쪽을) 비난하기보다는 왜 비난받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하면서 <굿바이전 시즌2>의 (풍자) 대상이 된 기자들이 나와서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같이 이야기하면 좋겠다. "고 했다. 

 

 

언론의 예술에 대한 자유보다는 예술의 언론에 대한 자유를 더 권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언론과 예술은 자기 이름을 걸고 자신의 생각을 공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굳이 어느 한 쪽에 더 자유를 주는 편을 택해야 한다면 과연 무엇일까 질문하게 된다. 사태를 지켜보던 뉴스아트 독자는 "언론의 예술에 대한 자유보다는 예술의 언론에 대한 자유를 더 권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했다. 언론이 예술보다 훨씬 조직화되고 기득권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은, 변화한 여론 생산방식과 변화한 독자들의 언론 수용방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진민정 연구원의 제안대로, 언론이 왜 신뢰를 잃고 있으며 왜 풍자의 대상이 되었는지 당사자들이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그것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만나는 현장이 아닐까. 

 

토론의 사회를 본 대구가톨릭대학교 최경진 교수는 "지금처럼 넋놓고 있으면 언론은 기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뼈아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