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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었다, 11회 서울 레코드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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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열리지 못한 것 보충으로 올해는 두 번 개최
최초공개반 24개, 그 중 5개는 카세트테이프로 발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2011년에 시작되어 인기몰이 중인 국내 최초 음반 축제 레코드페어가 지난 1월에 이어 한 번 더 열린다. 코로나로 열리지 못한 것을 보충하고자, 행사 기획자 중 한 명인 레코드숍 '김밥레코즈' 김영혁 대표가 "11월께 좀 더 넓은 공간에서 11회 페어를 여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었다.

 

 

언론에서는 주로 한정반에 관심을 받고 기사화하고 있다. 한정반은 희귀성이 있고 투자 가치도 있다보니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레코드페어 초기에는 '되팔이' 목적으로 한정반을 사들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LP음반에 대한 관심으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레코드페어의 가장 큰 성과는 다양한 음반을 대중에게 소개한 것이다. 공중파에서 접할 수 없는 국내 아티스트와 레이블, 그리고 이를 유통하는 로컬 음반 매장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자리이다. 특히 음악가, 1인 레이블, 컬렉터 등 개인도 판매자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11회 서울레코드페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음반은 총 24종이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새롭고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죽어요>라는 음반에 주목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고령의 여성 상인들에게 가해진 폭력을 목격한 예술가들이 상인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면서 작업한 8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은 2019년 10월부터 노량진역 광장에서 노래해 왔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아 쓰여지거나, 할머니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서 만든 음악들이다.

 

"물고기가 물이 없으면 죽듯이, 상인들에게서 삶의 터전인 시장을 없애버리면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발작>은 시인이 되고싶었던 영상감독 박치치가 13년 동안 짓고 부른 28편의 시와 9곡의 노래를 실었다. 아픈날과 좋은날, 슬픈날과 취한 밤들. 주정처럼 습관처럼 시를 적었고 그런 조각들을 흥얼거리니 노래가 되었다고 한다. 어렵지 않은 시어로 현실적 고통을 잘 표현했기에, 나도 모르게 치치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번에 발표되는 24개 음반 중에는, 지금은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구하기 힘들어 찾지도 않고 듣기도 쉽지않은 매체인 카세트테이프로 발매되는 것도 있다. 다음 5개 음반이다. 


 

 

<영인 EP>는 세련된 목소리의 싱어송라이터 영인의 빨간 점을 담은 미니앨범이다. 딱 3곡이 들어 있는데, 특히 타이틀곡인 '빨간점4416'은 단순한 멜로디지만 흡입력이 있어 자꾸 듣게 된다. 눈치보고 움츠러들며 살던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푸른심장>은 3인조 밴드 '양조니와 푸른심장'의 EP앨범이다. 블루스에 기반한 전통 록 사운드로 총 여섯 곡이 수록되어 있다. 록밴드 ‘불사자’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한 양조니가 그동안 작곡해 놓은 것이다.  특히 '우빠빠삐뽀맨'은 다양한 악기를 배경으로 주문처럼 반복하는 선율을 타고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바람처럼EP>는 퓨전재즈 음반이다. 전북 전주에서 활동하는 재즈 기타리스트 김영주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퓨전재즈밴드이다. 음악적 토대가 부족한 전주 지역에서 꾸준히 연주회를 열어 째즈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 인물은 X를 겪고 깨달음을 얻음>은 '그는 어쩌다가 게이가 되었을까'라는 송타이틀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한 남자아이의 먼 미래 이야기를 펼친다. 남자애가 겪은 어려움, 혼란, 갈등을 X라는 한 음절로 '퉁치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음악으로 풀었다. 그 과정도 모두 자신의 삶이기에 다섯 트랙의 수록곡 중 인트로를 제외한 모든 트랙이 타이틀이다. 

 

<커런트무드>는 전주 고사동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노래를 담았다. 돌아보면 아름다운 청춘, 자신이 빛나는 줄도 모르고 불안과 아픔을 관통하며 사랑과 낭만을 엮어가는 청춘의 일상을 붓으로 삼아 음악이라는 담벼락에 연주하고 색을 칠한다.   

 

그밖에 개성있는 뮤지션들의 최초공개반을 즐길 수 있는 11회 서울레코드페어 일정은 다음과 같다.

 

장소 │문화역서울284 (서울 중구 통일로 1)
일시 │2022년 11월 5일(토) ~ 11월 6일(일)
참가비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