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오 작가 |
특별한 오름, 높은 오름.
높은 오름 가는 길은 구좌공설공원묘지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죽은 자들을 내려다보며 지켜주고 있는 듯한 오름.
구좌공설공원묘지를 가로질러 가파른 길을 오른다.
송당에 있는 오름 중 가장 높아서 높은 오름.
다랑쉬, 동검은이오름, 백약이로 이어지는 조망이 예술이다.
하늘에 오르는 듯 능선에 오르면
잡목이 별로 없어 선명하게 드러나는 둥근 분화구.
오름은 자유로이 방목되는 제주말의 보금자리.
운이 좋으면, 나즈막한 분화구 주변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 말을 볼 수 있다.
어느날 조우한 망아지의 백골.
바람과 햇살에 서서히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게 높은오름은 삶과 죽음을 한데 아우르며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