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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교부금만 나눠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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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3월 25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2024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주요개선사항에 대한 현장 업무보고가 있었다. 지난 해 9월에 열렸던 현장 공청회 및 설명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개선사항에 대하여 현장에 보고하는 자리였다. 

 

 

현장 의견을 청취 한 뒤 피드백을 주는 자리를 갖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의 소통 방식은 문화예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면서 공청회나 간담회 등을 열어 몇 시간 동안 의견을 청취한 뒤, '최선을 다해 반영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피드백이 없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전담심의제 등에 대한 토론

 

이날 각 공연예술 분야별로 10명이 토론자로 나왔는데, ▲브랜드화 및 글로벌화를 위해 선정팀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할 필요성, ▲아르코의 역할 및 문화재단과의 차별점, ▲전담심의위원제도에 대한 의구심, ▲예산지급 시기의 문제, ▲사업을 단순화 했다고는 해도 장르통합 시대에 여전히 잘 맞지 않는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특히,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기초예술에 자부담금을 끼워넣어 현장에서 너무 어렵다는 발언은 참석자들에게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김예림 평론가는, 전담심의제에 의구심을 표했다. "(창작주체사업 분야인) 공연비평, 공연제작, 축제운영, 창작공간 이 네 가지 분야를 한꺼번에 전문성을 확보해서 현장에 신뢰를 주면서 심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심의위원 구성은 언제나 문제였지만 공정하면서도 믿을만한 전문성을 가진 심의위원단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 

 

아르코, 지원금 교부 이상의 역할을 해야

 

천재헌 공연연출가는, 좋은 작품을 지원하는 창작산실과 그 작품을 브랜드화 하는 창작주체에 대한 지원 내용에 차이가 없는데 굳이 왜 구분을 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레퍼토리화 하려면 어차피 이 두 가지 사업이 모두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르코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서울문화재단 작품지원이나, 지역문화재단의 상주단체지원과 무엇이 다른가? 다년지원이기 때문에 3년 뒤에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 (그 단체에) 오히려 타격이 클 수 있다. 작품 뿐 아니라 단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아르코에 의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 천재헌 연출

 

그는 예술단체의 성장이론, 성장사례, 성장주체, 성장모범(사례)도 없고 고민의 주체도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기초예술에 대한 일관된 정책을 가져가는 핵심부서가 아르코가 되어야지 지원금 교부에만 매달려서 되겠느냐고 일갈해 큰 박수를 받았다. 

 

창작산실,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홍보

 

무지카 엑스 마키나의 윤현종 대표는  창작산실 작품으로 선정된 뒤 아르코가 홈페이지에도 올려주는 등 마케팅에 힘을 써준 것은 고맙지만 마케팅 효과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하였다. 그는 대국민 캠페인을 통하여 겨울에는 창작산실 공연을 보도록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이런 역할을 아르코가 해주기를 당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산업 중심으로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지금, 문화예술 특히 기초예술분야를 고민하는 주체는 없다. 이에 아르코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코 공모사업에서 바뀐 것들

 

2024년 공모사업 구조에서 가장 큰 변화는 ▲44개 사업을 창작영역이냐 정책영역이냐에 따라 17개 사업으로 단순화, ▲다년 지원 확대에 따른 전담심의제 도입이다.  

 

2024년 창작주체공모사업은 창작주체를 중심으로 공연비평, 공연제작, 축제운영, 창작공간, 이렇게 4개 분야로 확정하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였다. 창작주체에 대한 다년지원 대상은 2023년 53개에서 2024년 103개 단체로 늘었다.  

 

다년지원의 관점에서 아르코는 2024년에 제작비 지원 규모와 신작 제작 지원을 확대하여 레퍼토리화하며, 창여예술인의 사례비를 상향하고 홍보 및 유통도 지원하기로 했다. 

 

소공연장의 창작환경 개선을 위해 무대기술 119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 기자재 운용 방법, 무대기술 컨설팅, 소방전기 등 안전 문제에 대하여 무대예술팀 주관으로 연중 상시 지원한다. 

 

학전 소극장을 어린이청소년극장으로 운영

 

지난 공청회에서 청소년 전용극장 요구가 있었는데, 학전 소극장을 개보수하여 7월부터 내년 3월까지 어린이청소년 중심 극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장기 임차계약을 통해 어린이청소년 특성화 극장으로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신나는 예술여행에도 공청회 요구 사항을 반영하여, 작품 성격에 맞게 공연횟수를 선택하고 방문시설도 확대할 수 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