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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마이크를 놓지 않은 시대의 음유시인" - 손병휘, 4년 만의 9집 앨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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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상 담은 11곡 수록해
도종환·안도현·문은아 시인과의 협업으로 가사 완성도 높여
극단과 허무를 넘어선 희망의 메시지 전달

 

뉴스아트 편집부 | 시대의 아픔을 노래해온 음악인 손병휘가 9번째 정규앨범 '언젠가 우리는'을 발표했다. 2020년 발매된 8집 'R!' 이후 4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앨범은 2024년 12월, 그 어느 때보다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발매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음악으로 기록했다. 첫 트랙 '무정규 호출직 노동자'는 20세기 민중가수로 출발한 음악가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체감한 현실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세상이 아프면 나는 바빠지네"라는 가사는 예술인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앨범의 음악적 완성도는 최소한의 편성으로 극대화됐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과 키보드만으로 구성된 밴드 사운드는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특히 도종환의 '들국화', 안도현의 '가을 엽서', 문은아의 '핑계 대기 좋은 날'은 한국 대표 시인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되어 가사의 문학성을 한층 높였다.

 

타이틀곡 '언젠가 우리는'은 2022년 발표된 디지털 싱글을 정규앨범에 수록한 곡이다. 코로나19로 단절된 소통의 시대를 지나며, 다시 마주할 날들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이는 현재의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넘어서고자 하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포크그룹 '노래마을' 출신인 손병휘는 1999년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해 한국 사회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현장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담아왔다. 그의 8집 'R!'이 2016년 촛불 광장의 기록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 이후 4년간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의 미시적 증언이 되었다.

 

이번 앨범에는 80년대 학생운동 중 의문사한 김두황을 추모하는 '너는 그날처럼'과 같은 역사적 기록도 담겼다. 또한 '기후 위기 시계'와 같은 현대 사회의 당면 과제를 다룬 곡, '평화의 메달'처럼 화해와 공존의 가치를 노래하는 곡들도 수록됐다.

 

음반은 정은주, 조성우가 편곡에 참여했으며, UT Recording Studio의 이신철이 녹음과 믹싱을, 이재수가 마스터링을 맡았다. 실물 CD에는 디지털 시대를 반영해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CDP 없이도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손병휘는 서울민예총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며, 5.18 가요제 심사위원, 오월 어머니의 노래 음악조감독 등을 역임했다. 그의 음악적 여정은 시대의 기록자이자 위로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번 앨범은 분열된 사회에서 공존과 희망의 가치를 일깨우는 시대의 음유시인의 진정성 있는 발자취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