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최근 공개된 듀오 사바하(Sabbaha)의 "Debt Shroud" 영상은 하나의 강렬하고도 불경한 시청각적 제의(祭儀)처럼 보여진다. 영상은 시작과 동시에 보는 이를 현실에서 분리해, 숨 막히는 붉은빛의 심연으로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경기도 예술가 공동체인 '경기아트콜렉티브 협동조합'의 전폭적인 협력 아래 탄생했으며, 밴드의 확고한 음악적 고집과 공동체의 창작 에너지가 결합하여 만들어낸 예술적 성취라 할 수 있다. 시각적 혼돈: 연출된 사이비-오컬트 미학 영상은 시각적인 측면에서부터 '사이비-오컬트'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집요하게 구축한다. 수원 ACME STUDIO의 잘 설계된 스튜디오는 거미줄과 붉은 천으로 뒤덮여, 마치 오랫동안 봉인되었던 비밀스러운 제단이나 이단의 내밀한 성소처럼 변모했다. 이 연출된 혼돈의 중심에는 영상의 핵심 아이콘인 기타리스트가 서 있다. 얼굴 전체를 가린 하얀 천은 고전적인 유령의 형상을 차용하는 동시에, 특정 종교 집단의 예복이나 시신을 감싸는 수의(Shroud)를 연상시킨다. 얼굴 부분은 거칠게 뜯겨져 나가 검은 심연만이 남아있어, 비명이나 존재의 소멸을 상징하는 듯한 섬뜩함을 자아낸다. 가장 이질적이면
뉴스아트 편집부 | '청계천 8가'의 민중가수 손현숙이 철학자 니체의 사유를 품고 전국 순회공연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소규모 공간에서 관객과 삶을 나누며 시대정신을 노래하는 그의 음악은 힙합을 넘어 철학까지, 끊임없는 진화를 증명한다. 노동 현장에서 철학의 무대로, 시대를 관통하는 손현숙의 끝나지 않는 노래 유랑이 다시 시작되었다. 민중가수 손현숙이 철학자 니체의 사유를 담은 2025년 지역 순회 콘서트를 이어간다. 1990년대 민중 록그룹 '천지인'의 보컬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손현숙은 2024년 대구, 울산, 광주, 정선, 서울 공연에 이어 올해 수원, 제천, 군포를 거쳐 가을을 맞아 세 차례의 콘서트를 더 개최한다. 10월 26일 성남 마녀의 숲, 10월 29일 부산 서면시장, 11월 5일 제주 삼달다방으로 이어지는 이번 순회공연은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무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손현숙의 지역 순회 콘서트는 대형 공연장이 아닌 관객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시사 전문지 인터뷰에서 서현주 기자는 "작은 무대, 깊은 울림. 손현숙은 가까이 다가온다"며 "크지 않은 공연장,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
뉴스아트 편집부 | 수원에서 공연과 중고 거래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의 문화행사가 열린다. 오는 11월 23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소재 지하 공연장 DOT에서 개최되는 '수원 사운드 마켓'은 뮤지션들이 직접 사용하던 악기로 공연한 뒤 그 자리에서 경매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기존 공연과 플리마켓의 경계를 허문 실험적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출연 팀들은 세팅 시간을 포함해 10~15분 동안 공연을 펼친 뒤, 무대에서 사용한 악기나 음향장비를 즉석에서 경매에 부친다. 관객들은 공연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판매 물품을 둘러보고 흥정할 수 있어,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장터로 변모하는 셈이다. 이는 관객이 경매에 직접 참여하며 뮤지션과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능동적 경험을 제공한다.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출연 조건 자체가 판매 물품 보유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최소 1개 이상의 판매 물품을 준비해야 하며, 이는 공연과 거래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이 행사만의 독특한 규칙이다. 공연 중에도 관객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구경하고 흥정할 수 있어, 전통적인 공연장의 정숙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활기찬 에너지
뉴스아트 편집부 | 법률 지식이 부족해 불공정 계약에 발목 잡히는 예술인들을 위해 인공지능(AI) 변호사가 나섰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복잡한 계약서를 누구나 쉽게 작성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 ‘예술인 계약서 작성 도우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특히 계약 경험이 부족한 프리랜서나 신진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창작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친화적인 ‘마법사(Wizard)’ 인터페이스다. 사용자가 마치 대화하듯 단계별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계약 기간, 금액, 수익 배분, 권리 의무 등 필수 조항이 누락 없이 자동으로 채워진다. 여기서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잠재적인 법적 위험이나 독소 조항을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더 유리한 대안 문구를 제안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회화, 공연, 디자인, 웹툰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조항을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어 계약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모두 확보했다. 문화예술계의 불공정 계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
뉴스아트 편집부 | 2025년 10월 15일부터 28일까지 57th 갤러리에서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칡뫼 김구 작가의 개인전 ‘황무지, 유령의 벌판’은 우리 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고발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분단된 현실과 자본주의의 폐해 속에서 신음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파국을 ‘황무지’와 ‘유령의 벌판’이라는 상징적 공간으로 그려낸다. "나는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릴 뿐이다" 칡뫼 김구는 작가 노트를 통해 자신의 예술이 "내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이자 "시대의 모습이자 기록"임을 분명히 한다. 그는 동서양이나 장르,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목격한 세상의 본질을 담아내고자 한다. 작가는 그림의 기원을 반구대 암각화에서 찾으며, 예술의 본질이 감각적 표현을 넘어 공동체의 가치와 삶의 이야기를 구현하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그에게 그림은 허공으로 사라지는 말을 붙잡아두는 이미지이자, 이야기 그 자체이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은 "분단의 세상이고 문명의 세례 아래 신음하는 인간들이 살고 있"으며, "자본에 휘둘리는 낙오자가 보이고 우리가 만든 가짜희망 우상의 세계이며 그로 인해
뉴스아트 편집부 | 대구 공공 문화시설이 자체 심사를 거쳐 승인한 미술전시를 개막 당일 뒤집고 전시실을 폐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는 행정당국이 정식 대관 절차를 통과시켜놓고 뒤늦게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 작품에 대한 사후 검열 논란과 함께 공공기관의 행정 무책임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 중구청 산하 봉산문화회관이 정식 대관 절차를 거쳐 승인한 미술전시회를 개막 당일 돌연 차단하면서 공공 문화시설의 행정 무책임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동시에 불거졌다. 대경미술연구원이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최 중인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특별기획전시는 작가 19명이 참여해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이 전시는 봉산문화회관이 요구하는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운영자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정식으로 대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전시 개막 당일 회관 측은 일부 작품에 대해 철거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류규하 중구청장이 직접 전시실 폐쇄를 지시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작가 A씨의 '동학의국', '똥광', '팔광' 등 세 점이다. '동
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사장 서인형)이 지난 9월 26일 서울프로모션플랜(SPP) 2025 국제콘텐츠마켓에서 싱가포르 소재 AGOGO ANIMATION PTE LTD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연간 10만 달러(약 1억 3천만원) 규모의 콘텐츠 제작 협력을 골자로 하며,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단순한 국내 예술인 지원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2년 역사의 아시아 키즈 콘텐츠 선도기업과 파트너십 협약 상대방인 AGOGO ANIMATION은 1991년 홍콩에서 설립된 아고고 브랜드의 32년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합작투자회사로, 아시아 지역과 전 세계 키즈 미디어 콘텐츠의 공동제작, 라이선싱, 머천다이징, 배급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AGOGO ANIMATION의 스티븐 칭(Steven Ching) 대표는 영국 레스터 아트앤애니메이션 대학을 졸업하고 50편 이상의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한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홍콩 TVB 애니메이터, 심천 퍼시픽 애니메이션 총괄매니저, 홍콩 AGOGO STUDIOS 창
뉴스아트 편집부 |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음반 부문 후보에 오르며 2024년 한국 메탈 씬의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떠오른 밴드 머터리얼즈 파운드(Materials Found)가 오늘 오후 12시, 새로운 싱글 '404 Not Found'를 모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전구》 그 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번 신곡 '404 Not Found'는 평단의 극찬을 받은 데뷔 EP 《전구 (電球)》의 서사를 잇는 공식적인 후편이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히겠다"는 포부로 내면의 격정을 탐구했던 전작을 지나, 이제 밴드는 과거의 두려움과 영웅, 삶과 죽음이라는 담론을 넘어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더욱 근원적이고 직설적인 질문을 리스너들에게 던진다. 머터리얼즈 파운드는 더 이상 막연한 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신곡은 '지금 당장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날카로운 한 문장 앞에 우리를 세우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밴드는 이번 신곡을 통해 "404 Not Found—우리는 찾아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찾을 수 없어도, 우리는 찾기 위해 발악한다"는 강력한 선언을
뉴스아트 편집부 | 포토그래퍼 박성규 작가가 '제4회 구미 Galaxy 사진공모전'에서 산업 현장의 역동적인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이전 수상작으로 잘못 알려졌던 추상적인 빛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 작품은 작가의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수상작은 뜨거운 열기와 기술이 만나는 용접 현장의 핵심을 담아냈다. 사진의 중심에서는 용접 토치가 내뿜는 눈부신 청백색 섬광이 어둠을 가르며 시선을 압도한다. 이 빛은 차가운 금속을 녹여 하나로 잇는 창조의 순간을 상징하며, 주변으로 폭발하듯 흩어지는 오렌지색 불꽃들은 작업의 격렬함과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작가는 거친 산업 현장 속에서 예술적 미학을 발견했다. 정교하게 제어되는 용접 장비, 보호 장갑을 낀 장인의 손, 그리고 가공을 기다리는 금속 부품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잘 짜인 구성을 이룬다. 특히, 혼돈처럼 보이는 불꽃의 궤적 하나하나가 프레임 안에서 조화롭게 흩어지며, 정적인 사진에 놀라운 운동감을 부여한다. 이 작품은 '나의 일터, 일상을 담아봐요'라는 공모전 주제를 완벽하게 해석해내며, 치열한 노동의 현장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
뉴스아트 편집부 |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문화예술 축제인 '2025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의 일환으로, 마음소리예술단 사회적협동조합이 특별한 오페라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발달장애인과 시각장애인 예술가들이 주역으로 참여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오는 9월 24일 수요일 오후 4시, 충정로역 모두예술극장에서 단 한 차례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전석 선착순 무료로 진행되어 더 많은 관객에게 감동의 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느리지만 한 걸음씩, '달팽이들의 오페라'가 펼치는 유쾌한 반란 '달팽이들의 오페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에 맞춰 각색되었다. 아리아와 이중창, 합창 등은 이탈리아어 원어로 노래하고, 대사는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직접 기악 반주에 참여하고 전문 성악가와 연주자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조화로운 무대를 만들어낸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결혼을 앞둔 하인 피가로와 수잔나가 영주인 알마비바 백작의 '초야권' 횡포에 맞서 재치 있는 계획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유쾌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