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정거장은 그 지방의 뼈대이며 핏줄이다.
또한 사방에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서로 어우러진 삶이 꿈틀거리는 곳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고,
물건의 교류가 저절로 이루어져
작은 장이 되어 흥청거린다.
장날이면 농사지은 것을 이고, 지고 나온
보따리가 먼저 정거장에 도착한다.
장(場)으로 가려던 사람들은 정거장에서 만난
중간상인과 몇 마디 말을 주고받다가
사고파는 일이 이루어져 굳이 장(場)에 가지 않아도
흥정이 끝나 버린다.
정거장은 어떤 이에게 그리움 일수도 있으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곳이다.
한낮의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달려드는 버스를 향해
걸어가는 해창아짐의 발걸음이 노랑 병아리처럼 경쾌하다.
(사진.글/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