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푸르디 푸른 이야기가 숨어있는 장터 엄니들

URL복사

 

 

소설가 발자크는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이자 한권의 책이다.” 고 했다.

장터에서 만나는 엄니 얼굴을 바라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무늬가 보인다.

눈가의 주름은 가고 싶은 곳의 추억이고,

입가에 주름은 행복해 웃을 때라고 한다.

주름진 엄니 얼굴을 대하면 어떤 生을 살아 왔을까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다.

 

 

 

 

물맛에 따라 지역에 따라 바닷가 사람, 산중사람 얼굴이 다르다.

그 다름을 보려면 얼굴을 마주 봐야 한다.

이들 얼굴에서는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가을이 오는 소리,

비가 내리는 소리등등

세계의 소리와 냄새가 얼굴에 다 들어있다.


 

 

 

그래서 난 삶을 관통한 엄니얼굴 보러 장(場)에 간다.

모진 세월로 살아 빚어낸 남도육자배기가 흘러내리는 엄니,

장터 골목 귀퉁이에서 홍시감 몇 개 소쿠리에 담아,

고루 내리는 햇빛을 등에 이고, 앉아 있는 엄니,

자연과 흙과 나무에서 흘러내린 푸르디푸른 이야기를 하는 엄니,

사람이 그리워 호박한덩이 갖고 나온 엄니,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숨어있는 보물창고 같은 엄니들 만나러

장(場)에 가자.

 

 

 

 

(글.사진/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