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훈선생은 자신의 ‘자전거 여행’ 책 첫머리에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 온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장(場)에 오는 모습을 보면
그 마을의 풍경과 계절, 그 마을의 삶까지 고스란히 들어있어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게 된다.
해평면 금호리에서 왔다는 이씨아짐이 사는 마을에는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아도화상이 연꽃을 심었다는 연지(蓮池)가 있다.
이 연꽃은 살아있는 역사처럼 일제강점기에 연꽃이 거의 사라졌다가
8.15광복 후에 다시 살아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장터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과거는 해석에 따라 바뀌고,
현재는 지금 행동하기에 따라 바뀐다.
코로나19 이후로 장터모습이 한산하기 그지없다.
햇빛과 바람과 구름과 비, 그리고 우리 농민들이 키워낸
농작물이 하나둘 장에 나오는 계절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삶을 만나러 가까운 장(場)에 가자!
(글.사진/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