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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늘어난 국방예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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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와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이 지난 10월 19일 폴란드에서 체결되었다. 2022년 7월 27일 대한민국과 폴란드 간에 한화 약 20조 원 규모의 방위산업계약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20조원이라는 돈은 문화체육부 예산 7조 36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연간 국방비 54조와 비교해도 35%나 된다. 이렇게 엄청난 금액이 예술이 아니라 무기에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폴란드가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 

 


코로나 기간에 각 국은 국방비 예산을 오히려 늘려왔다. 직접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로, 구형 소련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NATO 기준에 맞는 무기를 보강하고자 하였다. 러시아 침공에 대비하고 유사시 EU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NATO와 호환되는 무기라야 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군축 분위기와 달리, 한국은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무기 개발과 생산,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고 있었다. NATO 기준에 맞는 장비이면서 저렴하고, 단기간에 대량 공급도 가능하다. 또한 유럽 국가들은 군축 분위기로 무기 공급 능력에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은 자국 방위를 위해서라도 무기 공급에서 지속성을 확보하여 왔다.

 

게다가 한국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이며 상호간에 방산협정(불곰사업)도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의 무기를 도입한다면 러시아의 심기를 덜 건드리면서 러시아 무기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연구할 기회도 생길 수 있다. 이에 폴란드는 한국을 선택하였다.

 

이 계약으로, 한국 방위산업의 국제 지위가 확대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 성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기'가 잘 팔리는 현실은, 그로 인해 우리 예술인들의 처지까지 약간 좋아진다 해도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문화체육부 예산의 8배에 달하는 금액을 국방비로 쓰고 있다.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크지만 전쟁 요소가 적은 프랑스 국방비는 문화체육 예산의 5배를 넘지 않는다. 반면에 싱가포르는 전쟁 요소가 별로 없어도 문화체육 예산의 20배가 넘는 돈을 국방비로 쓴다. 싱가포르의 국가예산 규모가 한국의 75%도 안될 정도로 작아서 국방비 절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 

 

GDP 대비 국방예산은 우리나라가 2.7%로 세계 28위, 싱가포르는 19위, 프랑스는 52위이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국가들은 GDP 대비 5%~9%라는 거액을 국방비로 쓰고 있다. 이런 순위는 높을수록 씁쓸하다.

 

언제쯤 이 거대한 부가 무기와 살상이 아니라 예술에 쓰일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까운 생명에 대한 공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