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압박과 눈치에도 예술인의 풍자는 멈추지 않는다.
인사동 갤러리 나무아트에서 작가 아트만두가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재벌과 같은 소위 권력층의 얼굴을 풍자해 선보인다. 이름하여 ‘선제풍자 캐리커처戰’ <이색기이 耳塞奇異>이다.
‘선제풍자 캐리커처戰’『이색기이 耳塞奇異』은 한 순간에 국가의 위상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권력자들과 그 주위에 기생하는 자들을 작가 특유의 위트와 시선으로 기록하고 박제한 기록화이다.
제목에서 보이듯, 이건 전시회가 아니라 전쟁이다. 전시회로 내버려두지 않고 전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그런 말을 붙인 모양이다.
이색기이는 좀 어려운 말인데, 소리내어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매우 쉽게 알 수 있다. 그래도 지성인답게 좀 풀어보면, ‘귀가 먹어 (이색 耳塞 ; 귀가 먹다)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니 몹시 기묘하고 이상하다(기이 奇異 ; 기묘하고 이상하다)’라는 뜻이다.
대통령의 발음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난무하며 ‘전국민 청력 테스트’라는 말까지 회자 됐던 웃지 못할 상황을 풍자했다. 내가 이색기이인지 네가 이색기이인지는 비밀이다.
올해 초 한국 최초의 시사 캐리커처 모음집인『아트만두의 목표는 방구防口다』(한길사)를 출간하기도 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이 집권을 한 이후 무리한 용산 대통령실 이전 감행에 따른 막대한 혈세 낭비, 납득하기 힘든 일방적인 국정 운영 등으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대통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학력 위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그의 부인.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무속인 논란을 비롯해서 대통령을 둘러싼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의 우스꽝스러운 민낯을 풍자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고, 후진국형 참사가 벌어져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2022년의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또다시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정권 믿지 못하겠다고. 더 이상 그냥 두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