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었다
우리는 나약하고
쉽게 죽거나 상처받기 때문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로 하였다
먼저 떠난 벗들을 기억하며 밥을 씹기로 하였다
사랑을 믿게 하는 것들은
주로 그런 것들이었다
우리가 칠흑처럼 녹더라도
꼭 쥔 이 손은 놓지 않으리라고
세상이 아무리 추워도
우리는 계속 서로 눈을 맞추자고
차가운 길 위에서 꿈도 사랑도 목숨마저 다 잃어도
그래도 끝끝내 우리는 서로를 잃지 않으리라고
다짐처럼 각오처럼
힘주어 서로 안았다
만약 그래도
우리가 무언가 잃어야한다면
당신과 내가 손을 쥐고
당신과 내가 눈을 맞추고
미로에서
함께 길 잃으리라고
2019.12.22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