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었다 우리는 나약하고 쉽게 죽거나 상처받기 때문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로 하였다 먼저 떠난 벗들을 기억하며 밥을 씹기로 하였다 사랑을 믿게 하는 것들은 주로 그런 것들이었다 우리가 칠흑처럼 녹더라도 꼭 쥔 이 손은 놓지 않으리라고 세상이 아무리 추워도 우리는 계속 서로 눈을 맞추자고 차가운 길 위에서 꿈도 사랑도 목숨마저 다 잃어도 그래도 끝끝내 우리는 서로를 잃지 않으리라고 다짐처럼 각오처럼 힘주어 서로 안았다 만약 그래도 우리가 무언가 잃어야한다면 당신과 내가 손을 쥐고 당신과 내가 눈을 맞추고 미로에서 함께 길 잃으리라고 2019.12.22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일명 부산형제복지원 피해자가 국회 앞 지하철 역 6번 출구 지붕 위에서 무기한 고공 단식투쟁을 벌이고있다. 그는 24일간 최소한의 물과 소금만으로 버티던 중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듬해인 2020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고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피해자들에대한 국가 차원의 치료나 배.보상같은 반성은 없다. 잔혹한 국가폭력에 상처받은 피해자들은 아직도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와 정신질환 등으로 하루 하루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차원의 책임과 반성 등 형제복지원문제에대한 어떠한 해결의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이 삼성생명 사옥 일부를 점거한지 100일 째. 삼성생명은 기존 약관과 달리 암환우들에게 부당하게 암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암환우들은 목숨을 걸고 삼성생명 2층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542일동안의 농성 끝에 삼성생명과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SOS 김용희를 살리자!!' 라는 프랑이 보인다. 강남역 사거리 CCTV철탑 위 김용희는 이 날로써 고공투쟁 94일 째였다.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자유 中 전사 김남주 作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예술가들이 현장에 모였다. 용역깡패들이 겁박해도 물러서지 않았다. 시인은 시를 쓰고 음악가는 노래를 부르고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선하고 강인한 이들의 곁에서 멸망과 승리를 함께 하기로 다짐한 이들. 이들은 계속 현장에 모일 것이다. 이들은 계속 깡패들과 싸우고 시를 적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출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예술가 동지들이 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송년 결의의 밤 행사에서 손을 맞잡고 어깨를 들썩인다. 울긴 왜 울어. 송년회에 웃어야지. 그러는 너는 왜 우냐. 몰라 언니 아이고. 울고 웃으며 우리는 더 견고해진다. 서로 손을 잡고 추운 손을 녹인다. 긴 투쟁에 지쳐 차갑게 얼어가는 마음 뜨거운 포옹으로 견뎌낸다. 세월이 흘러도 산천은 안다. 이것은 선량하고 강인한, 작고도 단단한, 전선 가장 가까이에 싸우는 우리 사회 누구보다도 정의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정의로운 사람들을 끝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이렇게 울고 웃으며 우리는 결국 반드시 승리 할 것이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목숨을 걸고 마지막까지 사수하던 육교의 입구.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육교를 사방에서 꽁꽁 둘러싼 경찰들이 육교 안으로 식수를 건네주려던 연대인들의 출입마저 제한한다. 육교 안에 갇힌 상인들은 물 한모금 마시지 못 한채 건장한 깡패들에게 매를 맞고 욕을 들으며 치욕을 당하면서도 이 악물고 버티고 있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 하고 애태우는 연대인들 눈에선 눈물이 뚝뚝 흐른다. 제발 도와달라는 상인들의 외침에 경찰마저 고개를 숙이고 외면한다. 그들은 이 날 많이 부끄러웠을 것이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상복을 차려 입고 용역 깡패들과 맞서는 구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그러나 결국 육교는 철거되었다. 상인들은 아직까지도 싸움을 이어나가고있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강남역 철탑 위 사람이 있다. 마치 등대처럼. 그는 철탑위에서 55일 동안 탄식투쟁을 하였다. 그는 355일만에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어둠과 슬픔과 장막처럼 긴 밤 어느 늙은 개의 눈빛처럼 두텁더래두 우리는 서로를 믿고 춥지 않게 밤을 보낼 수 있다. 풍어기를 걸어라. 이제 볕이 들고 바람이 흐르면 멀리로 멀리로 돛을 펴고 배를 밀고 나가자. 다시는 뭍으로 돌아오지도 말고 멀리로만 영영 나가자. 바람이 영영 불것이고 우리가 영영 만선일것이고 우리는 우리 죽던 뭍으로는 영영 돌아가지 않을것이다. 가자 어서 만선의 깃발을 걸어라.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
시꺼먼 암막의 능선. 목책같은 적막한 밤. 아무리 길고 추워도 그 끝엔 반드시 새벽이 오리니 홀로 숲의 어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자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