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정부주도 젠트리피케이션?

URL복사

민간 상권 개발에 1년간 2억원 지원
우수 기획과제에는 5년간 100억원 지원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로컬크리에이터(지역가치창업가) 등 민간 전문가들이 상인,주민과 협력해 지역상권의 발전전략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동네상권발전소' 사업 대상지 6곳을 선정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자원을 발굴하고 상업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상권세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상권활성화는 양면의 칼이다. 상권이 활성화되면 임대료가 오르고 이에 상권을 활성화시킨 자영업자들이 높은 임대료를 못 견디고 쫒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났다. 이런 경험을 고려할 때, '동네상권발전소'가 정부 예산을 이용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백종원의 골목상권'이라는 프로그램도 표면적으로는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백종원의 브랜드를 올리고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올리는데 자영업자를 이용한 꼴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2021년에는 백종원씨의 프랜차이즈가 바로 그 골목상권에 입성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취지 논란이 재점화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임대료와 프랜차이즈에 대한 원칙을 정하지 않은채 일단 상권활성화에 국고를 쏟아붓는 것이 가져올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진지하게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동네상권발전소는 실제 상권 구축을 위한 전 단계로 그동안 정부에서 주도해서 추진하던 상권구축사업을 민간주도로 전환해 민간 전문가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지역상인,지역민,지자체 등 지역주체들이 참여해 지역 현안문제 해결과 상권 구축,발전전략을 수립,검증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강원 속초시, 경남 거제시, 제주시, 충북 청주시, 광주 서구, 강원 강릉시 등이다.

이들 예비상권은 로컬크리에이터와 기초 지방자치단체, 지역상인, 주민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자원 발굴(로컬 아카이빙), 네트워크 구축, 리빙랩 제작, 상권조성 및 발전계획 수립 등 새 상권 구축에 필요한 전략과제 연구,기획을 직접 수행한다. 이들 지역에는 1년간 2억원이 지원된다.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을 통해 만들어 낸 우수 기획과제는 실제 상권 구축을 위한 '지역상권활성화사업' 대상이 돼 5년간 최대 100억원 정도가 지원된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들을 살펴보면, 강원 속초시는 강원도 로컬크리에이터인 '칠성조선소'와 함께 밤 시간대에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로컬 창업을 지원, 기존의 설악로데오상권, 속초중앙시장 등과 연계해 콘텐츠를 확장할 방침이다.

경남 거제시는 지역의 유명한 혁신창업가인 '거제섬도'와 함께 섬의 생활문화를 주제로 고현전통시장을 리브랜딩하고 관광과 도시재생을 연계한 새로운 로컬문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제주시는 주식회사 '일로와'와 공동으로 지역상권의 활력 회복을 위해 지역창업가를 양성하고 제주 동문시장과 연계, 방문객 동선연결을 위한 연계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는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활용한 컨텐츠 제작과 빈점포 활용 등을 추진하고, 광주 서구는 유형문화재 병천사를 활용한 컨텐츠 제작과 착한 임대인 상생활동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