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지에 "금지된 미술관(Museum of Forbidden Art)"이 개관해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 미술관은 그동안 검열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치적인, 혹은 종교적이거나 성소수자 차별 등을 다룬 작품들을 직접 매입하여 보여주는 전시장이다.

 

김운성 작가가 이곳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소녀상'을 비롯해 수많은 문제작들을 둘러보고 미술관 관장인 로사 로드리고와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기사의 사진은 모두 미술관 측에서 제공한 것이다.

 

Q. 박물관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A. 박물관 관장인 로사 로드리고(Rosa Rodrigo)입니다.

Q. 금지된 미술관의 설립 배경과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A. 금지된 미술관(Museum of Forbidden Art)은 언론인이자 기업가인 타초 베넷(Tatxo Benet 이하 베넷)이 2018년부터 시작한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해 구상되었습니다. 'Presos Políticos en la España contemporánea('현대 스페인의 정치범'이라는 뜻)'이라는 작품과 함께 말이죠. 이 작품은 2018년 ARCO에서 지워진 채 전시되었습니다. 그 이후 베넷은 지속적으로 컬렉션을 확장하고 강화하여 방문객의 접근성을 보장했습니다. 이번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은 바르셀로나 중심부에 위치한 후기 아르누보 건물인 House Garriga-Nogués에 42개의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편집자주: 본문 중 아르코(ARCO)는 스페인어 Arte contemporaneo의 약칭이다. 스페인이 미술에 관한 자존심을 회복할 목적으로 1982년 시작한 아트 페어다. 지금은 세계 5대 아트페어로 매년 2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2018년 ARCO에 전시된 작품 속 정치범 24명의 얼굴이 사전검열로 인해 지워진 채 전시돼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바 있다.)

 

 

Q. 금지된 미술관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나요?

A. 아이 웨이웨이, 로버트 매플소프, 타니아 브루게라와 같이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레온 페라리의 '서구문명과 기독교', 안드레스 세라노의 '오줌 예수(Piss Christ)'와 같이 현대 예술사에서 상징적인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프란시스코 데 고야, 구스타프 클림트와 같이 검열 행위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컬렉션을 구성하는 작품들은 계몽주의 시대부터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까지 18세기부터 21세기를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레온 페라리의 '서구문명과 기독교(서구 기독교 문명이라고도 한다)'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형상으로 미군 전투기에 못 박혀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베트남전을 비판하고 있다. 안드레스 세라노의 '오줌 예수(Piss Christ)'는 소변을 담은 용기에 그리스도 십자가상을 담아 찍은 사진으로 미국에 검열바람을 일으켰다. )

 

 

 

Q. 금지된 미술관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까?

A. 금지된 미술관(Museu de l'Art Primbate)은 세계 최초로, 전시회에서 검열, 금지 또는 철회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의 사명은 공공 전시에서 철수된 예술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Q. 예술가들은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억압받고 있습니다. 금지된 미술관 개관에도 어려움이 있었나요?
A. 현재로서는 박물관 개관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많은 관람객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Q. 특히 한국의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로부터 많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전시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A. 아직 일본 정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Q. 금지된 미술관의 탄생은 표현의 자유를 생명으로 여기는 예술가들의 희망입니다. 다른 지역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물론 우리는 대학 및 예술 센터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다수의 기관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들과 협력할 계획입니다. 베넷은 예술가, 작가, 음악가, 그리고 문화계의 활동가들을 돕는 데 전념하는 단체인 National Coalition Against Censoration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박물관 개관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을 홍보하고 활용할 계획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A. 우리는 박물관의 개관에 대해 기대하고 있고, 성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우리 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조각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잔인한 이야기를 되새길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이런 순간들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평화의 소녀상입니다. 우리 박물관에 이런 기념물이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편집자주: 일본 정부 및 극우세력이 2019년 아이치현에서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시키고 테러 위협을 하자 타초 베넷이 베르셀로나 전시를 목적으로 직접 소녀상을 구입했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