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

(29살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양 대륙을 점령했다. 이 소식을 이왕준 이사장이 국내 최초로 전해왔다.)

금일 미국 최고의 명문 교향악단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현재의 상임지휘자인 리카르도 무티의 후임으로 29살의 클라우스 메켈레를 지명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메켈레는 2027년 9월부터 로얄 콘체르트허바우(RCO)와 CSO의 상임지휘자로 양 악단을 동시에 호령하게 되었다. 

2년 전 메켈레가 유럽 최고의 악단인 RCO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발표되었을 때 세계가 다 놀랐는데, 30세도 되기 전에 이제 유럽과 미국 두 대륙을 모두 점령하는 새역사를 쓰게 되었다.

시카고 심포니가 미국 내에서 어떤 위치인지 알면 오늘의 발표가 어떤 의미인지 더 잘 알 수 있다. 라파엘 쿠벨릭과 프리츠 라이너를 거쳐 게오르그 솔티(1969-1991), 다니엘 바렌보임(1991-2006)과 리카르도 무티(2010- )가 음악감독을 맡았었고 쥴리니, 아바도, 블래즈, 하이팅크가 수석 객원을 거쳐간 악단이다. 전 세계 최고의 연봉을 지급한다. 

아무튼 메켈레 현상은 단지 개인의 도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교향악단의 판도가 바뀐다는, 즉 전면적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거라는 신호탄이다. 

바야흐로 클래식계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다음은 2년 전 메켈레가 RCO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날 내가 페북에 올린 글이다. 당시의 예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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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9.

세상에!!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암스테르담의 콘체르트헤버우 교향악단이 2018년 다니엘라 가티 해임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었던 수석 지휘자 자리에 핀란드 출신이고 현재 오슬로 필하모니 수석지휘자인 26살의 클라우스 메켈레를 지명할 것을 다음달 10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하네요.

정말 천재 음악가인 걸 세상에 다 인정하는 꼴이긴 하지만 참으로 대단합니다. 26살 지휘자를 입도선매해서 5년 후 수석지휘자로 미리 모셔가려는 이 오케스트라의 거버넌스가 더 부럽습니다.

클라우스 메켈레(Klaus Mäkelä)는 1996년 1월 17일 헬싱키에서 첼리스트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여동생도 핀란드국립발레단 발레리나인 음악가족의 전통 아래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첼로와 지휘를 배웠습니다. 이미 첼리스트로서 떠오르는 유망주로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을 했지만 12살에 우연히 핀란드 국립오페라에 합창단원으로 참여했다가 지휘자에 대한 흥미를 느껴 지휘 공부를 시작했다 합니다.

19살이 되던 2017년 스웨덴 방송교향악단을 한번 객원지휘 한 후 동 오케스트라가 반해서 바로 그 다음해 부터 수석객원지휘자로 3년 연속 계약을 맺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8년 오슬로 필하모니를 첫 객원지휘 하자마자 여기서 수석지휘자 자리를 2020-21년 시즌부터 3년 연속 계약을 맺었는데, 막상 2020년 당해 5월에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4년 추가 연장을 발표했다 합니다. 

(그러니까 2027년까지 오슬로 필에 계약이 되어 있으니 바로 그 이후는 보쌈을 해서라도 콘체르트헤버우가 데려간다는 걸 의미하지요.)

2020년 파리 오케스트라도 객원지휘 갔다가 바로 음악감독 자리를 2022-23 시즌부터 5년 연속 계약을 맺었다 하니 (실제로는 그것도 1년 앞당겨 21년부터 시작함) 앞으로 세계 음악계는 가히 클라우스 메켈레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직감합니다.

정말 그의 지휘가 궁금해 지네요. 하지만 그보다 더 부러운건 나이나 경력이 아니라 그 실력과 천재성을 인정하고 이 젊은 지휘자를 발탁하고 따르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안목과 시스템입니다. 

암튼 손홍민과 칸느 영화제의 낭보를 자축하면서도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