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방송영상 창작자단체들이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K-콘텐츠 ‘정당한 보상’을 위한 창작자 연대(약칭 ‘창작자 연대’)> 발대식을 열었다.
‘더 글로리’, ‘무빙’, ‘오징어 게임’의 작가, 배우,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는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저작권법의 ‘영상저작물 특례’ 때문이다. 현행 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과 제3항에는 ‘특약이 없으면 권리는 영상제작자가 이를 양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되어 있다.
이 특례 때문에,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해도 그에 대한 권리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로 대표되는 영상제작자가 차지한다. 별도의 특약을 맺지 않는 한, 창작자는 성공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별도의 특약을 맺어야 성공에 상응한 보상이 창작자에게 돌아가는데, 공평한 특약을 요구하기에는 창작자의 힘이 너무 약하다. OTT플랫폼은 창작자에게 권리 일체를 양도하는 계약서도 강요하고 있다.
그동안 창작자 단체는 ‘영상저작물 특례’를 개정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 결과, 21대 국회에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하도록 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독립PD협회 등 5개 단체가 22대 국회에서는 저작권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창작자 연대 발대식을 열었다.
이날 발대식에서 '창작자 연대' 대표를 맡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정재홍 이사장은 "창작자의 작품이 친자식이라면 저작권은 친권과 다름없다"면서, "저작권을 빼앗긴 창작자들은 창작활동에 매진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대로 가다간 K-콘텐츠 창작에 종사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급격히 빠져나가 K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OTT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염려를 표했다.
연자를 대표해 무대에 선 배우 김명수도 “창작자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경제적 수입이 필요하다”면서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다면 창작활동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고, 결국엔 창작 인력이 줄어들어 결국은 지금과 같은 K-콘텐츠의 위상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정당한 권리찾기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자발적으로 한국의 영상 콘텐츠 상영으로 인해 발생한 저작료를 대한민국 창작자들에게 보내, '정당한 보상'을 하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송영웅 이사장은 이 일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때라고 하였다.
봉준호 감독 또한 영상 축사를 통해 “정당한 보상은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최소한의 권리”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미국작가조합(WGA), 미국감독조합(DGA)으로부터 음악과 영상에 대한 저작권료를 꾸준히 수령하고 있다면서, 우리 창작자들도 법적으로 보호받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김병인 대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상물을 만들어내는 국가 중에 유일하게 한국의 창작자들만이 착취적인 매절 계약에 무방비로 놓여있다”면서 저작권법 개정으로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회장 이정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이사장 한동헌) 등 저작권 관련 단체장들 또한 참석해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필요성에 연대와 지지를 보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또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K-콘텐츠 창작자들에게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