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뉴스아트 편집부 기자 | 오는 10월 3일, 수원의 은밀한 LP 소굴 '롱플레이어'에서 음악계의 '고슴도치 축제'가 열린다. 'Mixtape Mavericks Market: 공씨디의 역습'(줄여서 MMM)이란 이름의 이 행사는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괴짜'들을 위한 천국이 될 전망이다.
MMM의 슬로건은 "당신의 음악 취향, 여기서 망가집니다!"다. 행사를 기획한 황경하 씨는 "우리는 음악적 재앙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방음 장치 없는 화장실에서 노래하는 분들, 냉장고 문짝으로 비트를 만드시는 분들, 모두 환영입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참가 조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15분짜리 데모곡과 직접 구운 공씨디나 테이프만 있으면 된다. "녹음 퀄리티요?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휴대폰으로 녹음했다고요? 완벽해요! 주변 소음이 더 들어간다면 더 좋겠네요."라고 황 씨는 덧붙였다.
행사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기괴한 데모 음반 마켓'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음반을 판매한다. "CD케이스 대신 과자 봉지를 사용하셨다고요? 멋집니다!"라며 황 씨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지는 '귀 폭발 15분 라이브'에서는 각 아티스트가 15분간 공연을 펼친다. "공연 중 악기가 고장 나거나 음이 맞지 않아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겁니다!"라고 황 씨는 강조했다. 마지막 '아티스트와의 만남과 기약없는 이별' 시간에는 관객과 아티스트가 직접 술을 마시며 소통한다. "음악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다가 서로 싫어지는 것까지가 이 행사의 목표입니다"라고 황 씨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최신 기술에 반기를 들고 구 시대의 매체를 고집해 화제다. 시디롬, 카세트테이프, 8트랙은 물론 플로피 디스크까지 동원된다. "플로피 디스크에 음악을 담으면 음질이 어떨지 정말 궁금하지 않으세요?"라며 황 씨는 호기심을 드러냈다. 입장료는 '귀 두 개'다. 황 씨는 "현장에서 귀를 포기하시면 됩니다. 행사가 끝나고 복구가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라며 씩 웃었다.
MMM은 음악 산업의 고정관념을 깨는 실험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행사 참가를 원하는 용감한 아티스트나 모험심 강한 관객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황 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다. "여러분의 음악적 취향과 귀를 망가뜨리는 데 실패한다면, 그건 우리의 성공입니다. 부디 많이 오셔서 실망하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