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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탄생 100주년 특별전, '그녀가 돌아왔다' 고향 고흥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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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화백의 대표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 등 채색화 40여 점 전시
미공개 파리 시절 유화와 해외 스케치 등 다양한 아카이브 선보여
이이남 작가의 특별 제작 영상작품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 선사

 

한국 미술사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천경자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화백의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개최된다. 고흥군은 오는 11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녀가 돌아왔다, 찬란한 전설 천경자'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천경자 화백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고흥이라는 지역적 맥락과 천 화백의 예술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천 화백의 대표작 중 하나인 1970년대 말의 '탱고가 흐르는 황혼'을 비롯해 채색화 40여 점, 드로잉 2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며,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파리 시절의 유화 작품도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의 또 다른 highlight는 천 화백의 다채로운 아카이브 자료다. 1960~70년대 당시로서는 드물게 유럽, 남태평양,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며 그린 해외 스케치와 수필집, 친필편지, 생전의 영상 등이 공개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천 화백의 예술 세계뿐만 아니라 그의 삶과 여정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비디오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참여도 이번 전시의 주요 관심사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고흥에서 아프리카로'와 '천경자 스케치의 살아있는 선, 그 에너지'라는 제목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들은 천 화백의 예술 세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특별전과 연계하여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고흥아트센터에서는 100명의 청년 작가들이 참여하는 '천재 화가 천경자를 기리고 그리다' 공모전이 열리며, 남포미술관에서는 '채색화의 흐름' 특별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천 화백의 예술이 현재 한국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계승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천경자 화백의 독창적인 화풍은 고흥의 자연환경에서 영향을 받아 다채롭고 강렬한 에너지를 뽐냈다"며 전시의 의의를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그간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과 유품이 전시되는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꼭 고흥에 오셔서 관람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924년 고흥에서 태어난 천경자 화백은 70여 년간의 열정적인 창작활동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길례언니', '조부', '생태',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등 수많은 명작을 통해 독보적인 화풍을 구축했으며, 은관문화훈장과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하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특별전은 11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문화아트센터에서 열리며, 관람은 무료로 진행된다. 천경자 화백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의 거장을 재발견하고, 그의 예술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