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민중가수 손현숙이 4년 만에 새 앨범 '노래이야기3. 니체와의 대화'를 발표하고 전국 순회 공연에 나섰다. '청계천 8가'로 잘 알려진 손현숙은 이번 앨범에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앨범 발매와 함께 6월부터 서울, 대구, 광주, 울산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온 손현숙은 오는 10월 26일 강원도 정선 덕산기 숲속책방에서 다섯 번째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새 앨범의 타이틀곡 '니체와의 대화'를 비롯해 '그대였군요', '청계천 8가' 등 대표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니체를 공부하며 읽은 책들, 그 경험을 노래로 만들고 싶었어요. 철학적 메시지를 음악으로 녹이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새로운 자극들이 생겨 재밌었죠." 손현숙은 이번 앨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새 앨범의 주요 테마는 경쟁과 물질 만능 사회에서 자아를 찾는 과정이다. 타이틀곡 '니체와의 대화'에서 손현숙은 "다시 새롭게 눈떠보면, 수많은 진리가 내 것이 되네"라고 노래한다. 이는 사회가 정한 기준과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삶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1980년대 학생운동 시기에 민중가요 노래패 활동으로 음악을 시작한 손현숙은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해왔다. 그는 "민중음악을 지향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이번 앨범에서는 철학적 사유를 통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선 공연은 손현숙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동강 보전 운동에 참여했고,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첫 공연을 했던 곳도 정선이다. "정선에 들어서면 노래가 절로 나오고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요. 도시에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서울의 팬들도 함께 정선을 찾아 '공연관람유랑단'을 꾸릴 예정이다. 손현숙의 노래를 들으며 정선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흥겨운 아리랑도 함께 부르는 음악 여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며 절대적 진리에 대한 회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신'을 모시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손현숙의 새 앨범은 이런 질문을 던지며, 각자가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을 음악으로 그려냈다. 10월의 깊어가는 가을, 정선의 숲속에서 울려 퍼질 그의 노래가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