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40년 넘게 점묘화를 그려온 화가 칡뫼김구의 첫 화문집 『고양이처럼 출근하기』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 출간됐다. 열여섯 편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이번 화문집은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이자 삶을 향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냈다.
작가는 점묘 기법에 대해 "점은 혼자서는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서로 연대하면 전깃줄도 되고 벽도 된다"고 설명한다. "벽돌 쌓듯 하나하나 축적해야 모습이 나오고 질감도 드러나며 구성 또한 단단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세계는 무수한 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보여준다.
'화가의 우울증'이라는 글에서는 예술가로서의 치열한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처음 의도한 이미지와 그려지는 작품의 공통분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 겪게 되는 고뇌와 방황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특히 면이나 선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굳이 점으로 표현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고백은, 예술적 신념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한 예술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의 제목이 된 '고양이처럼 출근하기'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포착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로 이어진다. "새벽 5시, 살그머니 일어나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주방으로 나간다"로 시작하는 이 글은, 아내를 위한 작은 배려가 담긴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욱진 회고전을 보고'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펼친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당대 최고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며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성찰한다. 이는 단순히 미술사적 고찰을 넘어 현대 예술의 방향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작가의 그림들은 단순한 글의 삽화가 아닌, 또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로서 글과 대화한다. 점묘화 특유의 섬세함과 깊이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글과 그림이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온전한 예술 작품으로 완성된다.
『고양이처럼 출근하기』는 예술가의 일상과 예술세계가 빚어낸 깊이 있는 성찰의 기록이다. 유년의 기억, 예술가로서의 고뇌, 일상의 단상들이 그림과 글로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적 성취를 이루는 이 책은, 예술이란 무엇인지,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등 주요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