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은 | 가장 상식적인 접속사는 그래서다. 상식을 따지는 사고 과정을 더듬어보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는 말은 상식 이상과 이하를 전제한다. 상식은 상식 이상과 이하의 경계고, 상식적인 판단은 그 경계를 크게 웃돌거나 밑돌지 않는다. 그래서 말이 되는(make sense) 결론.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결론. 그래서 상식이고 상식은 그래서다. 그래서 그런 것. 상식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섭리를 자처한다.
‘상식의 노래’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상식적으로 맞는 말로 상식의 경계를 건드린다. 상식의 노래를 부르는 성상식의 말마따나 상식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다. 모든 세상에 통하는 절대적인 상식은 있을 리 없지만,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에 통하는 상대적인 상식은 분명 있다. 이 세상을 사는 너와 나 사이, 그들과 우리 사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 상식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서 상식의 노래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시공간에 상식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그럼 안 될 것 같은 말은 일절 없이, 상식적으로 맞는 말로 어지러운 세상을 노래한다. 영화 《데드맨》에 나오는 ‘노바디(nobody)’처럼, 다시 말해 아무도 아닌 사람으로서 아무로 존재하는 노바디처럼, 상식의 노래는 상식이 부르는 노래의 상식을 되묻는다.
성상식은 앉아서도 노래하고 서서도 노래하고 걸어 다니면서도 노래한다. ‘그게 뭐’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성상식이 북을 탁 치고 목청을 울려 가사를 읊든 맨발로 불쑥 일어나 꽹과리를 치며 서성이든, 앉으나 서나 힘 있는 노래의 울림은 그의 얼굴만큼이나 묘하다. 웃는 듯 웃지 않고 비웃는 듯 미소짓는 얼굴은 호탕하면서도 조심스럽고 소심하면서도 대담하다. 움직이는 얼굴이 노래하고 노래하는 얼굴이 움직인다. 노래는 움직임이다. 움직이는 성상식은 파문을 일으킨다. 그래서 세상은 돌고 나는 어지러운 것이다. 내가 어지러운 존재인지, 세상이 나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는 앉아 있는 성상식을 일어서게 하고 걸음을 옮겼다가 다시 앉게 하는 동력이다. 내가 돌고 돌아 어지럽든 세상이 돌고 돌아 어지럽든, 그래서 성상식은 노래하지 않을 수 없다.
지극히 상식적인 노래는 상식이 잊힌 세상에 상식을 일갈하지 않는다. 대담한 소리는 이미 어딘가로 떠나고, 떠난 소리는 다가올 순간을 맞는다. 역사는 스스로 반복한다고 했다. 상식의 노래는 그래서 돌고 돈다. 돌고 도는 만큼 변하는 세상은 변화무쌍하여 인생무상에 이른다. 상식의 눈을 가린 세상에서 상식의 노래는 눈 대신 귀를 연다. 어지러운 세상을 내달리는 목청이 되어 귀를 여는 노래. 목청껏 귀를 여는 노래는 상식의 표본이 되고 노래하는 성상식은 목청의 표본이 된다.
그래서는 so다. 한국어 그래서가 영어 so라는 것을 몰라도, 성상식이 노래하는 <그래서>와 <so>를 들으면 그래서는 so라는 것을 그냥 안다. 한국어로 부르든 영어로 부르든, 이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아는 데 언어의 장벽은 부재한다. 북과 장구와 꽹과리와 태평소를 연주한 소리는 이들 소리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번역한 소리와 한데 섞인다. 그래서와 so가 다른 노래가 아니듯 민속과 사이키델릭은 다른 음악이 아니다. 상식은 통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모든 길은 상식을 통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상식의 길을 내는 노래. 상식의 노래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밀어붙이며 지극히 상식적인 노래의 표본이 되고 만다. 세상엔 상식이 필요하고 우리에겐 노래가 필요하다. 그래서 상식은 노래하고 상식의 노래는 세상을 가로지른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말이다.
A Note Dedicated to <Therefore>
The most commonsensical conjunction is "therefore." Let us trace the thought process grounded in common sense. The phrase "let's think logically" presumes the existence of concepts that exceed or fall short of common sense. Common sense marks the boundary between these extremes, with judgments rarely straying far beyond or beneath it. Thus, conclusions that make sense arise—conclusions that align with common sense. Therefore, it is so. Common sense claims to represent the natural order of the world we inhabit.
"Song of Common Sense" is profoundly grounded in common sense. With statements that challenge its boundaries while remaining perfectly sensible, it exemplifies common sense. As Sung Sang-sik, the singer of the "Song of Common Sense," puts it, common sense is universal and ordinary. Especially because the name of “Sang-sik” itself translates to “common sense”. While an absolute common sense that applies universally may not exist, a relative common sense operates in this world—a world where common sense can fail to connect you and me, us and them. In such a world, where common sense cannot be taken for granted, the "Song of Common Sense" infuses it into the spaces where the song resonates. It captures the chaos of the world with words that remain perfectly aligned with reason, avoiding anything that might seem amiss. Much like "Nobody" in the film Dead Man—a figure who exists as nobody and yet embodies someone—the "Song of Common Sense" interrogates the very concept of common sense through its melody.
Sung Sang-sik sings sitting, standing, or even while walking. You might dismiss it with a casual "so what?" Yet whether cross-legged and striking a drum while reciting lyrics in a resonant voice, or barefoot and pacing as he rhythmically plays a small gong, his performance radiates power. The peculiar intensity of his singing is as enigmatic as the expressions on his face: a face that smiles without truly smiling, smirks without fully mocking, exuberant yet restrained, timid yet daring. A face in motion that sings—a singing face that moves. Song, for Sung Sang-sik, is movement. His movements ripple outward, setting the world in motion and leaving the observer in a daze. Is it I who spin endlessly, or the world that whirls around me? In this state of uncertainty lies the force that drives Sung Sang-sik to rise, take a step, and then sit again—singing all the while.
A profoundly sensible song does not lash out at a world that has forgotten common sense. Bold declarations have already departed, leaving only the embrace of moments yet to come. History, they say, repeats itself, and the "Song of Common Sense" turns and returns in endless cycles. As the ever-turning world transforms, it reveals the ephemerality of life. In a world where common sense has been blinded, the "Song of Common Sense" opens ears rather than eyes. It races through the chaos of the world, becoming a voice that demands to be heard. This song, full-throated and resonant, is the epitome of common sense, and in singing it, Sung Sang-sik embodies its essence.
"그래서" is simply "so." Even without knowing that the Korean word 그래서 translates to "so" in English, hearing Sung Sang-sik sing 그래서 makes it unmistakable: 그래서 is so. Whether sung in Korean or English, this song transcends language barriers. The sounds of traditional instruments—drum, janggu, gong, and taepyeongso—intertwine seamlessly with their digitally reinterpreted echoes, bridging tradition and modernity. Just as 그래서 and "so" are not different songs, folk and psychedelic are not distinct genres. Common sense transcends boundaries. Just as all roads lead to Rome, all paths lead to common sense.
The "Song of Common Sense" carves a path in a world where common sense has been lost. It propels us toward a world where sensibility prevails, becoming the quintessential example of a profoundly sensible song. The world needs common sense, and we need songs. Thus, common sense sings, and the "Song of Common Sense" traverses the world.
So, speaking in common sense.
Critic : HAN SEUNG 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