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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10년, 제로썸>, 전국서 이어지는 시민들의 '기억하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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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서 호평받은 다큐, 시민 1500여명이 직접 나서 배급
미해결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40여개 극장서 매진 행렬 이어져
"시민들의 힘으로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고 싶다" 상영 요청 쇄도

 

뉴스아트 편집부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하여 제작된 다큐멘터리 <침몰 10년, 제로썸>이 이례적인 방식으로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상업 배급사를 찾지 못했지만, 시민 15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배급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상영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배급을 맡은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CGV,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를 포함해 전국 40여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특히 주말 상영분은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추가 상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로썸>은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미제 사건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특히 선체 외부 충격설을 둘러싼 논란과 골든타임에 이뤄지지 않은 구조 작업의 실태를 새로운 증언과 자료를 통해 재구성했다. 다큐멘터리는 특별조사위원회, 선체조사위원회, 두 차례의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 여러 조사기구가 꾸려졌음에도 핵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영화의 배급 방식이다. 상영관 확보부터 관객 모집까지 모든 과정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후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시간대를 선택해 단체 관람을 조직하고, SNS를 통해 상영 소식을 알리는 등 시민들이 직접 홍보도 맡고 있다.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는 일에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배급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은 "10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은 의혹들, 책임지지 않은 이들을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이 영화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는 침몰 원인을 둘러싼 새로운 증거들도 제시한다. 선조위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선체 외부 충격의 흔적과 이를 둘러싼 논쟁, 그리고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의문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당시 해경의 구조 작업 진행 과정과 청와대의 대응을 상세히 다루며, 참사 당일 골든타임에 이뤄졌어야 할 조치들이 왜 실행되지 않았는지를 추적한다.

 

<제로썸>의 상영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상영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배급 담당자(010-2822-6123)에게 연락해 상영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이 상영 운동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