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전쟁과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계 곳곳의 평화를 염원하는 음악가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포화 속에서 희생되는 무고한 생명들,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민간인 학살, 그리고 7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는 한반도 분단의 아픔까지, 각기 다른 현장의 고통을 음악으로 담아낸 음반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가 2월 7일 오후 2시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된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023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정 피스앤뮤직캠프의 기념 음반으로 기획되었던 이 작업은 당시 일정상의 이유로 무산되었지만, 그해 겨울 강정마을 투쟁에 연대해온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의 제안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세계 곳곳의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는 음악을 만들자는 그의 제안은 여러 음악가들의 공감을 얻었고, 2024년 한 해 동안 본격적인 음반 제작이 이어졌다.
참여 뮤지션들의 면면도 특별하다. 강정마을과 소성리를 비롯한 전국의 평화 운동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베테랑 음악가들부터, 평화 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며 음악적 열망을 품어온 활동가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녹음을 진행했고, '평화'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각자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였다.
13곡의 수록곡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소성리 투쟁 현장의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정진석의 블루스는 현장의 긴장감과 투쟁의 의미를 독특한 관점으로 담아냈다. 모레도토요일은 두 곡을 통해 가자지구 여성들의 해방과 평화를 향한 열망을 포크 음악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전쟁으로 팔을 잃은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자이와 HANASH의 일렉트로닉 음악은 전쟁의 참혹함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김동산과 블루이웃의 '물결'은 평화로운 시절의 축제를 그리며 희망을 노래했다.
음반의 제작 과정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 녹음은 평화의 섬 제주 대정읍의 램프스튜디오에서 시작되었다. 이어진 서울 은평구 스튜디오 놀에서의 녹음과 믹싱 작업에서는 각 뮤지션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이 기울여졌다. 소노리티 마스터링의 이재수 감독은 특유의 철학이 담긴 마스터링으로 음반의 완성도를 높였고, 오디오가이의 돌비애트모스 마스터링 지원으로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다. 오와오와스튜디오의 김한샘 디자이너가 맡은 앨범 디자인은 평화를 향한 염원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지난해 10월 CD로 먼저 발매된 음반은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으로 빠르게 완판되었다. 10월 12일 제주 강정평화센터와 11월 2일 서울 홍대 스페이스 한강에서 열린 발매 기념 공연은 평화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모인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후 각 곡은 디지털 싱글로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뮤지션들의 개별적인 음악 세계와 평화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했다.
이제 2월 7일, 모든 여정을 담은 풀렝스 앨범이 주요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멜론,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 유튜브뮤직,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 음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로 다른 장르와 세대를 넘어 하나로 모인 음악가들의 평화를 향한 간절한 목소리가,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