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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도난당한 롤링 스톤스의 일렉트릭 기타, 박물관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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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편집부 | 50여 년 전 롤링 스톤스가 도난당했던 전설적인 기타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하 메트)에 기증된 대규모 컬렉션에서 발견돼 록 음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 사건은 도난 문화재의 소유권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제의 악기는 1959년산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 모델로, 롤링 스톤스의 전 기타리스트 믹 테일러가 소유했던 것이다. 이 기타는 1972년 롤링 스톤스가 프랑스에서 명반 'Exile on Main St.'를 녹음하던 중 빌라 넬코트에서 도난당한 여러 악기 중 하나로, 당시 키스 리처즈에게 빚이 있던 현지 마약상들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이 기타는 단순한 악기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원래 키스 리처즈가 소유했던 이 기타는 1964년 롤링 스톤스의 역사적인 미국 '에드 설리번 쇼' 첫 출연 당시 연주되었던 바로 그 악기다. 이후 1967년 리처즈는 이 기타를 믹 테일러에게 팔았고, 테일러는 롤링 스톤스 활동 기간 내내 이 기타를 자신의 주력 악기로 사용했다. 지미 페이지와 에릭 클랩튼 같은 거장들 또한 이 악기를 빌려 연주한 것으로 전해져 그 가치를 더한다.

 

최근 금융가이자 수집가인 더크 지프가 메트에 기증한 500여 점의 기타 컬렉션에 이 기타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행방이 드러났다. 메트 측은 이 기증을 "미국 기타의 감상과 연구의 중심지가 될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선물"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믹 테일러 측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테일러의 사업 매니저인 말리스 대밍은 기타의 독특한 '플레임' 무늬를 근거로 메트에 있는 기타가 도난당한 테일러의 악기임을 특정했다. 그녀는 "빈티지 레스폴 기타들은 지문처럼 고유한 무늬로 유명하다"고 강조하며, 테일러가 도난 전까지 이 기타를 연주하는 수많은 사진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테일러는 도난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으며, 자신의 악기가 어떻게 박물관 소장품이 되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과거에도 도난 유물로 인해 곤욕을 치른 바 있는 박물관의 유물 출처 확인 문제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시킬 전망이다.

 

수십 년간 잠들어 있던 록앤롤의 전설적인 유물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 소유권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록 음악 팬들과 미술계 모두 앞으로의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