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한 해의 끝자락,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에게 진정한 위로와 깊은 사색의 시간이 절실한 계절이다. 여기, 3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이 삶의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노래를 불러온 한 예술가가 있다. 그의 이름은 이지상. 오는 2025년 12월 7일 오후 5시, 서울 가빈아트홀에서 열리는 그의 콘서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 사람의 치열했던 삶과 철학이 녹아든 음악적 자서전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따뜻한 위로의 장이 될 것이다.
시대의 부름에 응답한 청년, 삶을 노래하는 가객이 되다

이지상의 음악적 뿌리는 1990년대, 민주화의 열망이 뜨겁게 타오르던 대학가에 닿아있다.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원회와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의 일원이었던 그는 '통일은 됐어',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 등을 통해 시대의 부름에 응답했다. 그의 노래는 광장의 함성이었고, 역사의 한복판을 관통하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았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의 과제가 달라짐에 따라, 그의 시선은 더 넓고 깊은 곳으로 향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그늘을 찾아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피맺힌 한을 담은 '사이판에 가면', 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그린 '베트남에서 온 편지', 차가운 용광로에서 스러져간 청년 노동자의 넋을 기리는 '그 쇳물 쓰지 마라'까지. 그의 노래는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우리 앞에 조용히 펼쳐 보이는 거울이 되었다.
그는 가수로만 머물지 않았다. 조선학교 아이들을 돕는 '몽당연필'의 공동대표로, 희망의 철길을 잇는 '희망래일'의 상임이사로, 그리고 경희대와 성공회대의 강단에 서는 교수로, 그의 삶 자체가 노래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하나의 거대한 행보였다. 네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한 그는, 노래와 글, 그리고 삶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을 이야기해왔다.
노래가 된 시(詩), 문학의 정수를 품은 무대
이번 콘서트가 유독 특별한 이유는, 그의 음악 세계의 정수인 '시(詩)노래'를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노래 모임 '나팔꽃'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그는 도종환, 안도현, 정호승, 김진경 등 대한민국 문학의 거장들과 교감해왔다. 그는 시의 운율과 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불어넣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이번 무대에서 우리는 윤동주의 별을 노래로 만나고, 도종환의 흔들리는 꽃을 음률로 느끼게 될 것이다. 활자 속에 잠들어 있던 시들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얻는지 목격하는, 경이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그 정점에는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와 함께했던 '12월 이야기'가 있다. 두 예술가의 섬세한 영혼이 만나 탄생한 이 곡은, 문학과 음악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지를 보여준다. 비록 한강 작가가 무대에 오르지는 않지만, 이지상의 목소리를 통해 되살아날 노래의 서사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이제는 국민 애창곡이 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원곡자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가수 양희은의 깊은 연륜과 안치환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재해석된 버전도 훌륭하지만, 이 곡을 처음 썼던 이지상의 담담하고 진솔한 목소리에는 노래가 품고 있는 본연의 쓸쓸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진과 음악의 조화, 입체적 감동을 선사하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이지상은 이번 무대에서 자신의 또 다른 언어인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가 수십 년간 세상을 바라보며 렌즈에 담아온 시대의 풍경과 삶의 찰나들이 무대 위 스크린을 통해 펼쳐진다. 그의 사진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서사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관객들은 그의 노래를 귀로 들으며, 그의 시선을 눈으로 함께 따라가는 입체적인 감동을 통해 노래에 한층 더 깊이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이지상은 말한다. "좋은 공연은 훌륭한 관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발 한발 차근차근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관객이 되어 주셔서 좋은 공연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는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가자는 진심 어린 제안이다.
한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잠시 멈춰서서 나와 우리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지상의 콘서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그의 나직하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 가장 필요한 위로를 건넬 것이다.
[공연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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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이지상 콘서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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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5년 12월 7일 (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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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가빈아트홀 (서울 강남구 삼성로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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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전석 9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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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 티켓링크, 네이버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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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비전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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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비전컴퍼니 한용길 대표 (010-5233-28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