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 지난 6월 29일 토요일, 두 달 만에 하루에 3개의 공연을 보는 강행군을 했다. 놓치기 아까운 연주회들이 이렇게 하루에 몰리면 괴롭다. 선택을 강요받느니 그냥 다 보는게 오히려 마음 편하다. 물론 동선이 허락한다면 말이다. (최악의 경우 공연이 동시간대에 겹치면 1부와 2부를 나누어 보는 메뚜기 관람을 할 수도 있다.) 오후 2시 예술의 전당 IBK홀/ 이지윤 바이올린 독주회 이지윤은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최연소 악장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다양한 협연만 하다가 오랜만에 독주회를 열었다. 이지윤은 나의 최애 여류 바이올리니스트다. 바이올린의 음색과 보잉이 정말 우아하고 매우 정갈해서 항상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고, 또한 절대 과하지 않는 세련된 음악성을 표현한다. (다니렐 바렌보임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악장 아닌가!) 오늘 선곡 모두가 그의 보잉 스타일에 아주 어울리는 곡들이다. 1부 첫 곡은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 중 <꿈>. 피아노 바이올린으로 편곡한 곡인데 원곡보다 아름답다. 두번째 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이다. 슈트라우스가 20대 후반에 작곡한 후기 낭만주의 미학이 철철 넘치는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 6월 22일 토요일, 요새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임윤찬 피아노 독주회 티켓을 하루 전 기적적으로 구해 연주회장으로 향했다. 마음이 바빠서 평소보다 한참을 서둘렀지만 예술의 전당 주차장 진입에만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음악회장은 이미 2시간 전부터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내 좌석은 뒤쪽 합창석 한가운데의 맨 앞열이다. 오랜만에 앉아보는 합창석이지만 음향만 문제없다면 피아노 관람으로는 최고의 명당자리이다. 임윤찬의 왼손을 포함 양손이 이보다 더 잘 보이기는 어렵다. 관객석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데 3층까지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밝아지자 임윤찬이 흰색 턱시도 차림으로 들어오고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자리에 앉자 마자 박수소리도 사라지기 전에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피아노의 첫 소절 울림이 순식간에 공연장을 잠재운다. 1부 레파토리는 멘델스존 <무언가無言歌 Lieder ohne Worte> 2곡과 차이코프스키 <사계 Seasons> 12곡이다. 프로그램이 발표될 때 나는 왜 <사계> 12곡 앞에 <무언가> 2곡을 넣었을까 의문이었다. 하지만 공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 WHO와 국제병원연맹(IHF)을 방문하는 제네바-취리히 일정 사이에 잠깐 1박2일로 베를린에 다녀 왔다. 5월 4일자로 미리 예매해 놓은 베를린 국립가극장(Berlin Staatsoper unter den Linden)의 <나비부인>을 친척들과 관람하기 위해서다. 이날 공연은 한마디로 역대급, 최고의 <나비부인>이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관현악 반주야 어떤 곡을 들어도 최고의 수준을 보장한다지만, 오늘은 새로운 스타 탄생의 현장을 목도한 느낌이다. 막이 내려가고 관객 전원이 기립박수를 쳐댔다. 마치 누가 외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안나 네트렙코의 시대가 가고 안나 프린세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소프라노 주인공인 초초상을 위한 오페라이다. 오늘 초초상 역의 안나 프린세바를 처음 접했는데 정말 잘한다. 작년 브리겐츠 페스티벌 <나비부인>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화려한 데뷔 과정을 거쳤지만, 실제 오페라 극장에서 실황으로 접하는건 처음이다. 중저음은 부드럽고 고음은 완전 스핀토이다. 외모도 아름다우니 앞으로 대성할 일만 남은 듯 하다.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왕준 | 그동안 뉴스아트에 전주세계소리축제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를 연재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서울과 제천에 종합병원을 두고 있는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우리 소리는 물론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은 이왕준 이사장은 뉴스아트에 다양한 음악 공연 리뷰를 게재하기로 하였다. 이에 이왕준 이사장이 그동안 뉴스아트에 기고한 원고도 한 자리에 모아 <닥터 리의 스테이지 리뷰>라는 메뉴를 만들고,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2021년 영국 BBC 카디프 콩쿨에서 본상 우승을 거머쥐었던 김기훈이 11월 26일 런던 위그모어홀 데뷔 리사이틀 공연을 앞두고 한국에서 예행 연습(?)을 겸한 독창회를 열었다. 예행연습이란 표현이 사대주의적일 수 있으니, 오히려 위그모어홀 공연을 앞두고 한국의 팬들에게 먼저 선보이는 선물 공연이란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일수 있겠다. 공연 감상 후기는 간명하다. 공연의 완성도가 기대 이상이었다. 3주 후 위그모어홀 공연 후 <가디언>지 논평에는 또 뭐라고 극찬하는 감상후기가 올라올지 기대가 잔뜩 된다.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 공연 실황에 동참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왕준 | 그동안 뉴스아트에 전주세계소리축제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를 연재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서울과 제천에 종합병원을 두고 있는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우리 소리는 물론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은 이왕준 이사장은 뉴스아트에 다양한 음악 공연 리뷰를 게재하기로 하였다. 이에 이왕준 이사장이 그동안 뉴스아트에 기고한 원고도 한 자리에 모아 <닥터 리의 스테이지 리뷰>라는 메뉴를 만들고,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서울국제음악제가 개막했다. 부제는 낭만에 관하여. 개막일과 둘째날 공연을 봤다. 금년에 왜 이렇게 유달리 공연장마다 브람스 레퍼토리로 가득 채워지는지 잘 모르겠다. 굳이 따지면, 브람스가 1833년생이니 금년이 탄생 190주년이라는 것이 이유가 될까? 아니다. 근대 라흐마니노프는 금년에 딱 탄생 150주년이 되었으니 여기저기서 그의 곡을 연주하는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탄생 190주년은 아무래도 뜬금없다. 그럼에도 이처럼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브람스 편식이 생긴 건 공연자와 청중들의 야합(?)의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해외 유명 교향악단이 내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오늘 9월23일은 대망의 조상현 명창의 심청가 무대이다. 실로 역사적이고 모두 학수고대하던 공연이다. 그야말로 한시대를 호령했던, 그리고 과거 이병철 회장조차 백년이 아니라 천년에 한번 나올 명창이라 치켜세우던 인물이 아니던가! 그가 딱 20여년 만에 공식적으로 대중 앞에서 제대로 된 노래를 부르는 무대이자 본인도 이렇게 긴 공연은 30년 만에 처음이라 하니 어찌 기대가 되지 않겠는가? 사실 이 공연을 하기로 결정한 뒤에도 조 명창이 나한테 직접 전화를 하셨었다. 너무 부담도 되고 힘들거 같은데 소리는 짧게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면 어떻겠냐고.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현재 살아계신 분 중에서 국가 주요무형문화재 판소리 부문에서 전승보유자(=과거 인간문화재)는 총 10명이다. 제일 오래되신 분이 적벽가로 2002년에 지정받은 송순섭이고 신영희 명창은 춘향가로 2013년에 받았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22년에 안숙선 명창이 춘향가로 추가 지정되었고, 나머지 7분은 모두 2020년에 한꺼번에 지정되었다.<적벽가> 김일구 윤진철, <심청가> 정회석 김영자, <흥보가> 정순임 이난초, <수궁가> 김수연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에서는 이 가운데 4분을 국창열전에 모셨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어제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그쳐 한옥마을 130년 된 동헌 하늘이 너무 해맑다. 오늘 ‘흥보가’는 박록주 바디이다. 바디란 ‘받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거로 보이는데 판소리 유파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기악에서는 바디라는 말을 사용 하지 않고 ‘-류’라고 표현한다. 동편제 소리의 가장 대표적인 맥脈의 하나가 박록주 바디라 할수 있는데 위로는 송만갑-김정문으로 내려와서 아래로는 박송희 명창을 거쳐 오늘 정순임 명창으로 계보가 이어졌다. 정순임 명창은 2020년에 국가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정순임 명창은 국립창극단 시절에 박송희 명창을 통해 동편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창열전 완창판소리 5바탕의 두번째 완창 무대는 김수연 명창의 미산제 수궁가이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장마비처럼 거세게 내리는건 아니지만 빗줄기가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오락가락한다. 동헌 풍락헌을 가득 채우는 판소리 가락에 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고수의 북장단 보다 더 조화롭다. 이태백 고수가 쉬어가는 대목에서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 빗소리와 풍광이 역대급 최고네요” 오늘도 3시에 시작한 공연이 6시 30분에야 끝이 났다. 김수연 명창이 단가 백발가로 시작해서 중간 중간에 제자인 강경아, 강태관과 함께 번갈아 가며 불렀다. 강태관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창열전 완창판소리 5바탕의 첫 무대는 박봉술제 적벽가를 김일구 명창과 그 아드님인 김도현 명창이 나누어 완창을 했습니다. 김일구 명창의 소리에는 이태백 고수가, 김도현 명창이 부를 때는 강길원 고수가 북을 잡았지요. 정확히 3시에 시작해서 휴식시간 20분 포함 6시 30분에 마쳤습니다. 해설 시간 10여분을 빼도 런닝타임 3시간을 반반씩 나누어 불렀지요. 먼저 김일구 명창이 본인이 작창한 단가인 <광대가>로 목을 풀고 시작해서 군사설움타령까지 70분을 내리 달렸습니다. 이어서 중반부는 역시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