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음악 소식] 솔로 아티스트이자 탁월한 사운드 디자이너인 Guitar Choi가 9일 정오, 모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신곡 'Dementia'를 발표했다. 이번 신곡은 '기억의 파편화'라는 추상적 주제를 소리의 질감과 구조로 치밀하게 설계하고 해체하는, 대담하고도 실험적인 음악적 시도다. 'Dementia'는 듣는 이를 곧바로 안개처럼 자욱한 음향적 공간감 속으로 이끈다. 깊은 리버브(Reverb)와 딜레이(Delay)를 머금은 기타 아르페지오는 명확한 멜로디라기보다,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풍경을 그리는 붓 터치처럼 번져나간다. 이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토대 위에, 곡은 곧 마르고 무심한 로파이(Lo-fi) 비트를 충돌시킨다. 이 의도된 이질감은 감성적인 내면세계와 거스를 수 없이 흘러가는 외부 세계의 시간 사이의 균열과 갈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핵심 장치다. 이 곡의 가장 독창적인 지점은 파편화된 보컬 샘플의 활용에 있다. 의미를 상실한 채 잘게 쪼개지고 반복되는 목소리들은 했던 말을 되풀이하고 생각이 단절되는 상태를 직접적으로 재현하는 서사적 도구로 기능한다. 기타 사운드가 점차 왜곡되고 절규하듯 변해가는 동안, 이 기계적인 반복은 통제 불능
뉴스아트 편집부 | 강서구의 지원으로 올해 결성된 '강서청년예술인네트워크'가 오는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강서아트리움 갤러리에서 첫 번째 그룹전 '구류(區流): 예술인의 흐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소통할 창구가 부족했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강서구는 지난 3월, 19세부터 39세까지의 지역 내 청년 예술가, 대학생, 창작자 등 25명을 모집하여 '강서청년예술인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 네트워크의 첫 결실인 이번 전시에는 회화, 영상, 웹툰, 미디어아트,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9명의 청년 작가(가령, 백종훈, 시지의, 안우주, 양세림, 이윤영, 이준용, 천서영, 최세영)가 참여하여 각자의 개성과 잠재력을 펼쳐 보인다. '구류(區流)', 지역적 만남이 만드는 새로운 예술적 흐름 전시의 제목인 '구류(區流)'는 '구역(區)'에서 시작된 만남이 새로운 '흐름(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서구라는 지리적 공간이 청년 예술인들에게는 창작의 터전이자 만남의 장이 되었고, 개별 작가들의 고유한 흐름이 한데 모여 새로운 방향성을 만
뉴스아트 편집부 | 우리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와 인권의 가치를 조명하는 제2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SWFF)가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본격적인 영화제 준비에 앞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소셜펀치'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후원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사회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고발하는 내부고발자, 즉 '휘슬러(Whistle-blower)'의 용기 있는 정신을 기리는 국내 유일의 테마 영화제다. 불의에 맞서 정의, 인권, 평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전 세계의 영화들을 발굴하고 대중에게 소개해왔다. 지난해 성공적인 첫발을 뗀 영화제는 올해 <시민언론 민들레>와 공동 주최로 더욱 확대된 규모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주관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맡았다. 조직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독일, 중국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총 90편의 장·단편 영화가 출품되었으며, 최종 마감일까지 약 200편의 작품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돼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영화제의 전문성과 신뢰를 더하는 조직 구성도 눈에
뉴스아트 편집부 | 2025년 여름, 한국 만화계에는 두 개의 상징적인 사건이 교차했다. 하나는 법정에서 들려온 뒤늦은 정의의 선언이었다. 법원은 故 이우영 작가의 유족이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되찾고, 오히려 출판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른 하나는 거대 플랫폼의 차가운 회신이었다. 웹툰작가노동조합(이하 웹툰노조)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보낸 단체교섭 요구서에 대해, 회사는 "당신들은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교섭 테이블 자체를 부정했다. 이 두 사건은 K-콘텐츠의 화려한 명성 뒤에 가려진, 비정한 민낯과 구조적 모순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되풀이되는 비극: 계약서라는 이름의 '종신형' 故 이우영 작가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종이 몇 장으로 이루어진 계약서였다. 그 안에는 '원저작물 및 파생된 모든 2차 사업권'을 포괄적으로 양도하고, 기한조차 명시하지 않은 채 창작자의 미래를 속박하는 조항들이 담겨 있었다. 이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었다. 법적 보호 장치가 미비했던 시절부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온 업계의 약탈적 계약 문화가 낳은 필연적인 비극이었다. 출판사는 계약을 무기로 창작자를 배제했고, 신의를 저버렸다. 이
뉴스아트 편집부 | 1974년 연극 '수염이 난 여인'으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후, 반세기 동안 쉼 없이 연기 외길을 걸어온 배우 이명희가 그의 연기 인생 50주년을 집대성하는 첫 모노드라마 '불의 여자'로 관객과 마주한다. 2019년 직접 창단한 '극단 아트맥'이 제작하는 이번 공연은 2025년 9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펼쳐진다. 사추기 여성의 하룻밤, 내면의 불꽃을 그리다 연극 '불의 여자'는 중년과 노년의 경계에서 가을을 타듯 마음이 흔들리는 '사추기(思秋期)'를 겪는 여성 '박정림'의 하룻밤을 그린다. 남편과 아들이 예고 없이 집을 비운 밤, 홀로 남은 그녀는 텅 빈 거실에서 온갖 상념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오래전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옛 연인이자 시인이었던 '황태수'의 유고시집 발간 소식을 접하게 되고, 잊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불안이 교차하며 내면의 불꽃이 거세게 타오른다. 작품은 한 여인의 내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연극적 체험을 선사한다. 배우 이명희는 70분의 시간 동안 오롯이 홀로 무대를 책임지며,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응축하여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뉴스아트 편집부 | 내란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던 2024년 12월 18일, 문체부가 국회에 '지역문화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06637호)를 조용히 제출했다. 문체부는 '행정기관에 두는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을 제안 이유로 내세웠지만, 법안의 실체는 지역문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간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던 '심의' 절차를 폐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민간의 의견을 수렴·반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행정 편의를 위해 문화 자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법안이 겨누는 세 가지 핵심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위원회의 명칭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정책 결정 구조의 근간을 바꾸는 세 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첫째, 기능의 격하: 구속력 있는 '심의(審議)'가 사라진다. 현행법은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등 핵심 정책을 수립할 때 "지역문화협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정책의 타당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의무 절
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매년 시행하는 저소득 예술인 전세자금대출 사업이 연 1.95%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올해도 예술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출 승인 전 임대차 계약을 강요하는 '고위험 구조'와 서울 방문 접수만 고수하는 시대착오적 행정 절차 탓에 '그림의 떡'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재단 측은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를 개최하며 소통에 나섰지만, 정작 현장의 예술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없이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 빛 좋은 개살구? 1.95%의 유혹과 현실의 괴리 재단의 '예술인생활안정자금(융자)' 사업의 일환인 이 대출은 시중 은행과 비교할 수 없는 낮은 금리와 최대 1억 원이라는 한도로, 소득이 불안정한 예술인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제도다.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안정을 보장한다는 정책적 취지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하지만 이 빛나는 혜택 뒤에는 치명적인 독소 조항이 숨어있다. 대출을 신청하기 위한 필수 서류에 '주택임대차계약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가 스스로 대출 심사 통과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계약금을 먼저 지불하
뉴스아트 편집부 |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공연이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아트센터(대표 김상회)가 주최하고 문화예술기획 시선(대표 강욱천)이 주관한 '아트스토리쇼-범도의 길' 공연이 최근 성황리에 개최되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파주에서 열릴 '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의 사전 행사로 기획되었으며, 기존 토크쇼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상, 노래극, 낭독, 토크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장르적 실험을 시도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단조로운 강연 형식을 탈피하고 다양한 예술 장르의 융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의 핵심 주제는 지난해 12월 3일 발생한 내란 사태와 1920~1930년대 항일무장투쟁 간의 역사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특히 홍범도 장군으로 대표되는 항일무장투쟁의 전통이 1987년 6.10 시민항쟁,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거쳐 최근의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지는 맥락을 조명했다. 공연은 12월 3일 밤 계엄군의 국회 진입 장면부터 시작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각 시대의 민주화 투쟁 장면들을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뉴스아트 편집부 | 수원 행궁동의 한 카페에 쌓인 300여 권의 방명록이 무대 위로 올라온다. 싱어송라이터 남수(본명 남수현)가 기획한 차담극 <시인과 농부> 사전공연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 독특한 프로젝트는 현재 문화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참여형 예술'의 새로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행궁동 '딱따구리 책방'을 운영하며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남수는 맞은편에 위치했던 카페 '시인과 농부'에 남겨진 방명록들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단순한 인테리어 정도로 여겨졌던 이 기록들이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는 과정에서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시점에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 남긴 솔직한 감정과 일상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이루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남수는 "방명록을 낭독하고 즉흥 연주를 더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아이디어가 예빈을 만나며 연극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자리잡았고, 이후 다예와 우근이라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음악이 함께하는 이머시브 연극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낭독회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뉴스아트 편집부 | 음악가이자 숲해설가인 이서영이 진행하는 '숲속언어채집단' 워크숍이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독특한 프로그램은 숲에서의 자연 체험과 글쓰기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활동으로,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휴식과 창작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서영은 음악가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숲해설가로서 두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두 직업의 성숙기와 비숙기가 절묘하게 맞물리는 타이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히며, 한 가지 일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창작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한 가지 일을 할 때면 새로운 음악을 떠올리거나 숲에 대해 더 깊숙이 공부하고 싶은 여념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다면적 창작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숲속언어채집단' 프로그램은 단순한 자연 체험을 넘어서 참가자들의 내면 성찰과 창작 활동을 돕는 종합적인 문화예술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주에는 관찰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 둘째 주에는 소월길 글감 채집, 셋째 주에는 숲의 음악과 글쓰기를 결합하는 세션이 진행된다. 또한 숲해설가 싱어송라이터의 앰비언트 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