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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예술단 채용, 평가, 급여, 운영방식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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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자립 드물지만, 공공 지원 받으면 압도적인 공연 횟수로 보답
미국은 예술 지원 책임이 공공에 있지 않아 기부와 스폰서 중심 운영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국내외 공연예술단 인력 운용 사례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국공립 예술단과 해외 유명 예술단의 채용과정, 평가과정, 급여 및 산정 기준, 운영방식 등을 폭넓게 조사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재정자립을 이룬 예술단은 극히 드물었고, 공공지원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특히 독일의 경우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예술단 공연횟수가 타 예술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입장료 등 자체 수입으로 운영비의 20% 정도를 충당하고 있다. 베를린필하모닉같은 곳은 64%의 재정자립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 예술에 대한 공공지원과 모금, 후원은 전통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대신 예술의 공공서비스 성격도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미국은, 예술에 대한 지원 책임이 공공에 있지 않고 연간 수입의 절반 이상을 민간 기부금 및 스폰서 제도로 채우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아온 여타 나라들과 달리 미국은 예술에서도 시장주의와 실력주의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 예술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대신 주요 예술단의 연봉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연간 200여회 공연하는 뉴욕 메트오페라 합창단원의 보수는 연간 1억 원이 넘는다. 

 

 

예술단의 성격에 따라 합창, 발레와 같이 협업이 필요한 장르는 정규직을, 연극 뮤지컬처럼 캐릭터의 독립성이 뚜렷한 장르는 프로젝트 별 고용제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극단은 2010년 전속단원제를 없애고 2015년부터 공연되는 작품에 따라 1년제 시즌단원을 두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 예술단은 장르 특성에 따라 인력 운용을 다르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동 선수에 버금가는 고도의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는 발레의 경우 예술인 보호차원에서 정년이 42세인 대신 커리어 개발이나 연금 등에 힘을 쓰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발레단 정년은 여타 장르의 예술단과 유사한 60세이다.

 

 

해외 예술단이 이렇게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한다 해도, 오랜 노조 역사 덕분에 예술인 노조가 잘 형성되어 있어서 예술인들이 보호받을 수 있다. 예술인 노조와의 단체 협약에 의해 최소 임금, 수당, 근무시간, 휴가 등의 기준이 계약가이드로 제시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해외 예술단 인력 운용에서는 노동 조건 및 임금 산정에 대한 기준이 매우 상세하다. 연속근무시간의 제한, 퇴근 후는 물론 일과 중에도 일정 시간 이상 휴식 보장, 미팅이나 연습 등 공연과 관련하여 쓰는 모든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보는 등 엄격한 기준을 상세하게 설정하였다.

 

각종 수당도 초과수당과 야간수당은 물론, 조기출근수당, 투어수당, (야간, 자정이후, 드레스 등)리허설수당, 야간택시비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여 세밀하게 설정하였다. 우리나라 예술단도 무대 수당만큼은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는 곳이 많다.

 

 

평가 제도에 있어서는 상시평가나 주기적인 평가가 없는 곳이 많았다. 평가보다는 문제 상황 포착, 고충 처리와 역량 강화 및 전체적인 기량의 유지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해고에까지 도달하는 사례는 개인이나 단체에 큰 폐해를 남긴다.”고 한 로열발레단 디렉터의 인터뷰는 이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물론 해고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독일의 경우 12개월 전에 해고통보를 하기도 하는 등 충분한 시간을 둔다.

 

공연 횟수 보면, 프랑스 코메디프랑세즈는 직원 400명(단원 60명 포함)이 리허설을 포함해 연간 900회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파리 국립오페라발레단은 직원 1895명(무용수 153명 포함)이 10개월 동안 32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는 단원 76명이 연간 124회 공연한다. 로열발레단은 단원 137명이 연간 144일(투어 13일 포함) 동안 공연한다. 뉴욕필하모니는 단원 106명과 객원연주자 50여 명이 연간 200회의 콘서트를 연다.

 

해외 예술인들도 기본연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공연 활동을 통해 기량을 높이고 소득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로 보인다.

 

참고자료: 국내외 공연예술단 인력운용 사례연구(양혜원 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