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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의 죽(竹)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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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감도는 새벽, 긴 신작로 길을 개미행렬처럼

손수 만든 죽물(竹物)을 이고, 지고

많은 사람들이 장터로 몰려오던 때가 있었다.

마을이 있으면 대나무가 있고,

대나무가 있는 곳엔 마을이 있다는 담양의 죽제품은

조선시대부터 시작하여 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담양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짬짬이 만들어낸 죽물은

담양전체 생산액의 절반쯤을 차지하고도 남았었다.

 

 

이른 새벽에 죽제품을 이고지고 나오면

호랑이도 도망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담양의 죽물시장은 컸다.

심지어 다른 지방에서 죽제품을 갖고 담양장에 모여들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죽제품은 우리나라 곳곳에 팔려 나갔다.

 

 

우리선조들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응축되어

대나무를 자연의 벗으로 찬양했다.

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집에서 온갖 종류의 죽제품을 만들어

장날이면 새벽부터 나와 죽제품을 팔았다.

 

(글.사진/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