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하 기획자 (hwangtab@gmail.com) 완벽의 표면 아래, 균열을 통해 응시하는 세계 어떤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경험한다'고 말해야 옳다. '하루살이 프로젝트'의 두 번째 앨범 『하루살이 프로젝트 2: 알 수 없는 느낌』은, 디지털 시대의 매끈한 표면에 발생한 하나의 균열과도 같다. 그 틈새로 우리는 익숙한 소리의 잔해와 잊혔던 감각의 파편, 그리고 완벽함이라는 현대적 신화가 붕괴된 자리를 목도하게 된다. 이것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와 청취의 효율성을 지배하는 알고리즘의 폭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이자, 의도적으로 오염된 데이터와 실패한 사운드 속에서 가장 진솔한 '실재'를 길어 올리려는,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예술적 탐사이기도 하다. 소음의 고고학과 키치의 전복적 미학 이 프로젝트에서 아티스트는 전통적인 의미의 작곡가나 연주자를 넘어, 소리의 고고학자이자 음향적 부조리극을 연출하는 감독으로 기능한다. 그의 사운드 팔레트는 최첨단 가상악기의 광택 대신, 우리 주변의 디지털 폐허 속에 잊힌 소리들과 쇄설물들로 채워져 있다. 2번 '사람생각'에서 질주하는, 마치 고장 나기 일보 직전의 앰프에서 터져 나오는 듯 건조하고 값싼 퍼즈
황경하 기획자 | 삼각전파사의 『디스토피아 2025』는 한국 실험전자음악과 민중음악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왜곡된 신디사이저와 급진적인 전자음향으로 채워진 이 앨범은, 민중음악이 전통적으로 취해온 포크, 록, 판소리의 형식을 과감히 벗어난다. 차가운 전자음향 속에 뜨거운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낸 이 실험은 한국 음악사에서 유례없는 시도이자, 2025년 한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정치적 선언이다. 이 앨범이 보여주는 혁신성은 여러 층위에서 발견된다. 먼저 주목할 것은 전자음향을 통한 음악적 언어의 혁신이다. 재개발 현장의 폭력을 왜곡된 신디사이저로 표현한 '땅거미 Z',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그로테스크한 사운드스케이프로 구현한 '그리마 X', 산업 현장의 기계적 착취를 반복적 리듬으로 재현한 '물결'은 전자음향으로 현실의 모순을 해부한다. 기계음과 노이즈로 가득한 이 곡들은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지점은 민중음악의 시선 전환이다. 1980년대 민중음악이 통일, 민족, 민주화와 같은 거대 서사를 다뤘다면, 이 음반은 우리 곁의 절박한 현실로 시선을 돌린다. 쫓겨나는 세입자들, 산업재해로 스러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