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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폭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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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밝지 않다는 이유로 행정안전부에서 태클
예술인들 블랙리스트 부활 두려워한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뉴스아트는 지난 9월 16일자 기사 시민 축제 취소 기준은 무엇일까? 에서 시민이 주도하던 축제가 관주도로 바뀌고 축제 이름에서 '참여' '친환경' '민주'라는 말이 빠지는 등 심상치 않은 흐름을 지적한 바 있다. 이후 10월에는 고교생의 작품에 문체부가 도전한 <윤석열차> 사건이 벌어지는 등, 최근까지도 퇴행적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JTBC에 의하면, 행정안전부가 9월 26일 부마항쟁기념식에서 밝은 노래를 부를 것을 요구하면서 원래 예정되었던 가수 이랑의 출연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이랑이 부르려던 노래는 지난해 발표된 <마녀가 나타났다. 폭도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노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한국대중음악상 가운데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기자가 들어보니, 멜로디와 색감이 특이하고 화음이 아름답다. 다만 가사가 특정인들이 듣기에 조금 무서울 뿐이다. 

 

부자들의 곡물창고를 습격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하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하다... 

우리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다...

 

노래는 이런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가사와 곡의 밸런스가 좋다. 그래서 문체부가 작년에 상을 준 모양이다. 그런데 올해는 작은 전시회에 출품한 일개 학생의 윤석열차 풍자화에 대하여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제재를 가했다. 대체 어디에 기준을 둬야할지 예술인은 어리둥절하다. 기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쾌한데.

 

 

결국 행안부 뜻대로, 기념식에서 피아니스트 김정화와 성악가 이태영이 <나 하나 꽃피어>라는 노래를 했다고 한다. 행안부는 이 노래가 부마항쟁 당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한명한명 거리로 나왔던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곡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히 소개했다. 행안부는 최근 이태원 참사 책임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올라있는 부처이다.

 

지난 달에 열린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출품된 <멤버유지>라는 풍자만화도 전시가 불허되었다. 이 그림을 그린 오창식 작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출품해 왔는데 이런 상황은 올해 처음이라고 하였다.

 

문체부가 윤석열차와 멤버유지에 대한 제재를 한 데에 이어, 행안부가 직접 가수 이랑의 이 노래가 '밝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결국 해당 가수의 출연이 취소되었다. 

 

이에 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가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다.

 

11월 22일자 경향신문에서 이기수 기자는 윤석렬 정부의 지난 시간을 "허송세월 국정"이라고 이름붙였다. 갤럽 조사에서 북한, 복지, 외교, 경제, 공직자 인사, 교육에서 다 낙제점을 받았다고 한다. 예술 분야를 조사했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다.

 

전방위적으로 벌어지는 권위주의로 퇴행하는 듯한 분위기에 주요 언론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지, <이색기이전>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3일 전에 한겨레,  어제는 세계일보에서 아트만두 작가의 수상이력까지 소개하면서 <윤석열차> 사건까지 엮어 상세히 보도했다. 

 

이제 집권 6개월 지나 탄력을 받기 시작한 윤석열차의 귀추가 주목된다. 탈선하더라도 제발 피해는 주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