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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검은비>, 철수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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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검은비> 작품을 제작한 정영창 작가가 검은비 철수에 동의했다. 검은비는 일단 상무관에서 철수한 뒤, 5•18기록관에 기증돼 검은비 작품 및 관련 자료 일체가 보관될 예정이다. 그간 검은비는 상무관 복원공사를 위해 철거해야 한다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광주 <검은비> 문제가 평화롭게 타결됨으로써, <검은비> 작품은 대화를 통해 첨예하게 갈등하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사례로 남게 되었다.  

 

 

지난 2월 28일 광주에서는 “검은비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 토론회가 열렸고, 토론회에서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와 검은비 존치를 위한 시민모임이 2회 비공식 만남을 하는 등 서로 계속 소통하였다. 

 

소통과정에서 검은비 존치를 위한 시민모임은, 안타깝게도 광주공동체가 원하지 않는 상무관의 검은비는 추모비로서 그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가는 시민모임의 결론을 존중해 철수에 동의하였다.

 

다음은 상무관에서 검은비 철수를 결정한 작가의 말 전문이다. 정영창 작가는 현재 독일에서 계속 작품활동 중이다.


2023년 2월28일, 광주에서 “검은비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후 검은비 철거를 원하는 광주공동체와 광주시VS 검은비 존치를 위한 시민모임은 두 번의 비공식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만남의 결과는 안타깝게도 광주공동체가 원하지 않는 상무관의 검은비는 추모비로서 그의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제게 알려 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광주공동체의 뜻을 존중하여 상무관에서 검은비를 철수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광주시는 518 기록관에 검은비를 기증하는 형식의 기증안을 승인하기로 했고 검은비 작가는 5•18기록관에 검은비와 검은비에 관련한 모든 자료를 기증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오늘부터 도청복원대책위와 광주시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후속 대책을 논의할 것입니다. 앞으로 기증관련 협의가 모두 무난하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추후 광주시에서 검은비 기증에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가 있겠지요. 

 

비록 검은비는 상무관에서 우선 철수하겠지만 광주와 5•18기록관에서 검은비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며 도청 복원 사업 후 뒤늦게라도 광주시민들의 뜻이 모아져서 검은비가 공식적으로 상무관 안에 추모비로 대접 받아 새롭게 입성할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동안 검은비 상무관 존치를 위해 함께 해주신 시민 예술가 존치모임과 검은비 존치를 위해 국내외에서 서명해주신 수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