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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물총축제도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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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서대문구 신촌의 물총축제가 마포구 문화비축기지로 자리를 옮겨 재개된다. 이번 축제는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8월 12일(토)~13(일) 양일간 '2023 물총축제(2023 WATERGUN FESTIVAL)'라는 타이틀로 펼쳐진다. 

 

물총죽제는 지난 2022년 축제를 불과 3주 앞두고 코로나를 이유로 사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 서대문구청과 서울시는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물총축제를 준비하면서 사전에 집행한 비용을 끝내 보전해주지 않았다. (참고기사 시민 축제 취소 기준은 무엇일까?)

 

물총축제를 기다리며 시설물 이용권을 미리 예매까지 했던 시민들은 크게 실망했고, 스태프와 업체들은 생계를 위협받아야 했다. 그렇게 일년이 흘러,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문화비축기지에서 물총축제가 재개된다.

 

다만 이번 축제는 유료다. 서울시 예산을 받아 구에서 비용을 집행하는 방식도 아닌데다가, 문화비축기지를 임대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다보니 거리축제와 달리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축제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물총축제는 서울시로부터 민간단체보조금을 약간 받았다. 하지만 지출과 증빙이 워낙 까다로와져서 주관단체인 헤이웨이 김현경 대표는 "정부 보조금에서 벗어나 이번 기회에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23 물총축제'의 콘셉트는 'I AM ALIVE'다. 참가자들이 도심에서 서로 물총을 쏘며 일상에서의 해방감과 함께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뜻이지만, 구청장이 바뀐 뒤 신촌에서 사라져야 했던 물총축제가 생생히 살아남아 계속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이번 물총축제는 신촌에서 벗어나 넓은 광장에서 진행함으로써 더 활동성 있는 행사진행이 가능해졌다. 신촌에서와 전혀 다른 컨셉으로 행사장 곳곳에서 쏟아지는 다채로운 워터 어트랙션과 신나는 DJ 음악을 선보이고, 청년 기획단과 함께 물을 활용한 짜릿한 프로그램이 기획 배치될 예정이다.  

 

행사는 2023년 7월 5일(수)부터 '위메프'에서 사전 예매를 시작한다. 행사 관련 문의 사항은 공식 인스타그램(@watergun_festival) 또는 전화 070-8670-2182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서대문구청은 지난 해 축제가 취소된 뒤에도 서대문구의 대표 축제로 물총축제를 홍보하였다. 지금도 홈페이지에 물총축제를 연간축제 중 하나인데 종료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서대문구의 축제 소개 페이지에 있는 대다수 축제는 취소 또는 종료로 표시되어 있으며 사진을 클릭해도 아무 정보가 없는 페이지가 많다. 

 

 

축제가 실종된 서대문구는, 차량 통행이 재개된 연세로를 뒤늦게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환경단체와 학생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차량통행을 재개하여 시범운영중이지만 상권이 그리 활성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 지역 특성상 차량도 흘러가고, 놀거리 볼거리가 없다보니 보행자도 직진한다는 평이다. 인근 연남동이나 망원동으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따릉이 대행진'이 열렸다.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남겨달라는 서명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인근 대학생들은 80%가 대중교통전용지구 폐지에 반대했다. 연세로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주말 차없는 거리에 대한 요구가 컸다. 

 

이에 서대문구에서 주말 차량 통제 등 연세로 활성화를 위한 행정 지시를 다시 내리고 있지만 물총축제 이후 신뢰와 의욕을 상실한 상태에서 민간단체도 담당 공무원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태에서 소강상태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