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최근 10년 이상 원고료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문인저술가들의 한탄이 계속되었다. 사실은 제자리가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 1980년대 사보 등의 매체 원고료는 1만 5000원 ~ 2만원이었다. 1990년대에는 1만원대로 내려갔다. 2000년대 들어서 A4용지 1장을 기준으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원고료가 더 내려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에서 2023년도에 문인들이 받은 원고료를 조사했다. 38개 문예지의 원고료 2,765건의 데이터를 7개 장르(시. 동시, 시조, 동화, 소설. 비평/평론, 에세이)로 구분하여 평균 원고료 단가를 분석하였다. 이 조사는 2022년도에 시작되어 올해로 3년째인데, 그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올해 결과만 소개한다.
최저 지급액과 최고 지급액 사이의 편차가 가장 큰 분야는 에세이로 20배가 넘었고 그 다음이 비평/평론 분야로 10배가 넘었다. 편차가 가장 적은 분야는 동화로, 원고료가 거의 균일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다만 동화는 타 분야에 비해 분석 사례수가 현격히 적었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아르코가 2,765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야별 원고료 평균을 내 보았는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설을 제외하면 원고지 1매당 원고료가 평균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시 한 편에는 10만원도 받지 못한다.
이 금액은 2023년보다는 오른 가격이지만 인상폭이 1% 미만이다. 2000년 초반 문예지의 에세이 원고료는 대략 5000원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넘은 지금, 원고료는 두 배도 안되는 9461원이다.
물론, 이 조사가 문예지만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문예지 이외의 정기간행물 원고료는 다를 수 있다. 언론이나 사보의 원고료는 통상적으로 문예지보다 높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원고료를 '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아르코에서도 문예지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원고료 지급단가가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하지 않겠냐는 뉴스아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후에는 타 매체의 원고료 데이터도 수집할 것을 제안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지난 2월 14일 공지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국미술 비평지원' 사업에서는 이 사업에서 선정된 전문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비평문에 대한 원고료로 200자 원고지 1매 당 2만원~2만5천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단, 1인당 비평문 3건 이상은 지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