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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감사 VS 보복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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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이사 인터뷰가 뉴스아트에 보도된 날,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성북녹색당과 정의당, 노동당, 진보당의 성북위원회 등 정치권을 포함하는 40여개 단체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북문화재단에 대한 사유화와 행정 폭력 반복하는 서노원을 즉각 해임하라! :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의 <미인도> 보복 감사 지시에 부쳐>라는 긴 제목의 공동성명에는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는 물론, 지역 연구소와 지역조합, 그리고 노동조합까지 포함되었다.

 

성북문화재단에서는 시설이나 사업이 종료되면 행해지는 성과 감사라고 밝혔다. 미인도 협약이 종료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시행된 감사인데 시기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한다.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성명서에서 지난 7월 22일 서노원 대표 해임 및 문화재단 정상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직후 서노원 대표가 미인도에 대하여 특별감사 지시를 내렸다고 하면서, "반성과 성찰 대신 감사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지역 주민을 탄압하고 입막음"하려는 "보복감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북구 문화행정 혁신의 상징과 같았던 창조문화도시위원회는 개점휴업 상태가 되었고, 주민의 제안과 헌신으로 조성되었던 다수의 지역문화공간들은 성북구청의 일방적인 운영주체 교체 이후 대부분 소멸되었다."고 하면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현 성북구청장의 문화적 퇴행을 꼽았다. 

 

한편, 성북문화재단은 미인도 협약 종료 이후에도 공간을 비우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는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고개앤마을 협동조합에 따르면, 미인도는 연간 1500만원 수준의 재단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년 동안은 한 번도 감사를 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명서 하단에 참여단체 명단이 있다.

 

 

매일매일이 놀라움과 경악의 연속입니다. 시민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활동이 보장되고 수준 높은 민관협치 사례로 주목받던 성북에서, 지역 활동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과 든든함이 느껴지고 다른 지역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던 성북에서, 가장 비민주적이고 퇴행적인 문화행정의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를 절망하게 합니다.

 

성북문화재단의 서노원 대표가 만들어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지난 10여 년간 성북의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온 소중한 자산과 가치를 하나둘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가장 최악의, 치졸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예술가를 보호해야 할 문화재단이 앞장서서 예술가들을 검열하고,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주도로 만든 공간들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주민을 내쫓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성실하게 활동해 온 주체들을 확인조차 되지 않는 근거 없는 이야기들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본인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한다는 이유로 재단 감사팀을 앞세워 감정적인 보복, 표적 감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지난 7월 22일 성북구청 앞에서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한 지역 주체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성북문화재단의 퇴행적이고 불법적인 문화행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은 지역사회와 문화예술계의 많은 시민들이 연대한 ‘동네예술광부전’ 참여 작가 배제 요구로 인한 예술인 권리침해, 시민과 함께 조성하고 운영해 온 ‘미아리고개 하부공간 미인도'의 일방적인 공동운영협약 파기, 지역 거버넌스 사업 모델인 ‘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의 일방적인 협력구조 파괴와 사업 백지화, 시민들의 문화공간 운영 참여와 협력 통로인 운영위원회 구조의 해체 요구 및 자문기구화 추진 등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대표가 자행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문제에 대해 성북구청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예술인 권리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 신고와 법적 대응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그동안 참아왔던 지역 예술인들의 분노가 직접행동으로 이어지기 시작하자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나 소통 대신 미인도 7년 간의 운영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사전에 아무런 과정이나 문제도 없이 비판 기자회견과 신고가 있었던 당일 감정적으로 감사를 지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서노원 대표의 의도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술인 권리침해에 대해 공개적 비판과 토론을 했더니, 공동운영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기자회견, 토론회 등 민주적 절차를 통해 공개적으로 파행행정에 대해 비판하였더니 감사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이러한 감사 지시는 민주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감정감사, 보복감사, 표적감사일 뿐이며 서노원 대표는 관료 권력의 감사라는 무기를 동원해 시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정과 관료 권력이 감사라는 무기를 동원해 어떻게 시민들을 탄압하고 비판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다”라는 식으로 사실보다는 오로지 프레임 씌우기를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처 입히려고 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표적감사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관료집단의 오만함을 지겹도록 보아 왔습니다. 이런 관료 권력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아는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는, 자신의 만행을 비판하는 지역 주체들과 재단 직원들의 입을 힘으로 틀어막겠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이들은 누구든 배제하고 무릎 꿇리겠다는 것, 시민들을 배제하고 자신의 입맛과 이권에 따라 성북문화재단과 지역 생태계를 구조조정하겠다는 것, 그것이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새로운 성북문화재단 대표가 만들고자 하는 성북의 문화정책이자 지역문화생태계의 미래입니다.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이러한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의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인 대응에 끝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서노원 대표는 겉으로는 공정성을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서노원 대표의 성북문화재단이 행한 말도 안 되는 파행 행정은 대부분 아무런 행정적 근거나 원칙도 없는, 재단 대표 1인의 독단적인 판단과 지시에 의해 행해진 만행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10여 년 넘게 지역 주체들이 만들어온 건강한 지역문화생태계를 파괴하고,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어렵게 쌓아 올린 예술인의 사회적 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것을 책임 있는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절대로 용납하고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공정성의 이면에는 철저하게 “출연기관으로서 성북문화재단은 성북구청의 지시에 따르고 충성해야 한다"라는 식의 낡고 퇴행적이며 반민주적인 철학과 태도가 깊게 굳어 있습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성북문화재단 서노원 대표는 더 이상 성북문화재단과 성북 지역문화생태계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훼손하지 말고 당장 성북을 떠나기 바랍니다.

 

성북구 이승로 구청장에게 요구합니다.

파행행정과 갑질행정으로 성북문화재단을 망치고, 지역사회를 파괴적인 갈등 상황으로 몰아 가고 있는 서노원 대표를 즉각 해임하기 바랍니다.

 

성북의 지역 시민들과 동료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만들어온 소중한 지역의 자산을, 사람을, 시간을 잊지 말고 함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버려진 공간이었던 미인도를 시민의 손으로 직접 바꾸고 성장시켜 왔듯이 망가져 가고 있는 성북의 지역문화생태계와 주민들의 권리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서노원 성북문화재단 대표 해임을 위한 주민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를 제안합니다.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성북 지역사회의 건강함을 민감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 지역의 이웃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주민으로서, 권력의 부당함과 폭력에 저항하는 시민으로서, 우리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더 많은, 다양한 성북의 시민들과 동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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