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눈과 한파가 몰아치는 1월, 수원 행궁동 골목길에서 수상한 음악회가 열린다. 오는 16일 저녁 8시 30분, 복합문화공간 롱플레이어 2층에서 '김동산과 블루이웃+1'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포크와 블루스 씬의 주목받는 뮤지션 김동산과 그의 프로젝트 그룹 블루이웃,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남수의 특별한 만남으로 꾸며진다. 특히 공연 포스터에 적힌 '부상투혼'이라는 문구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블루이웃은 김동산을 중심으로 류준철(건반), 이인우(베이스), 김예준(드럼)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모인 팀이다. "천 원에 노래 한 곡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알려진 김동산은 거리와 카페, 때로는 철거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담아왔다. 그의 음악은 우리 시대의 소외된 목소리를 담아내며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르는 등 음악성과 메시지 모두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의 대표작 '물결'은 밴드의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현대 문명의 비극을 성찰적으로 다룬 곡으로 평가받는다. "찬란한 기억 속에 그 사람들"이라는 서정적인 가사로 시작해 "회색 연기와 눈물만이 수레바퀴처럼 반복되고"라는 구절로 이어지는 이 곡은 김동산의 음악적 깊이를 잘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는 수원 지역의 떠오르는 아티스트 남수가 특별 게스트로 함께한다. 포크와 재즈, 뉴에이지를 넘나드는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남수는 최근 '안녕(먼 곳의 그대에게)'이라는 곡으로 주목받았다. 그녀의 서정적인 목소리와 블루이웃의 중후한 사운드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롱플레이어는 수원의 문화예술 보석 같은 거점이다. LP와 음향기기를 판매하는 빈티지 샵이자,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아지트로 자리 잡은 이곳은 김동산이 직접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2층 공연장은 아늑한 분위기로 연주자와 관객이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빈티지한 LP들과 음향기기들 사이로 흐르는 따뜻한 음악은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롱플레이어는 Independent Suwon Music(IS)의 중심 거점이기도 하다. IS는 수원 지역 음악가들의 창작과 협업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로, 이번 공연도 그런 활동의 일환이다. "홍대에만 음악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김동산의 말처럼, 이곳은 수원의 숨은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소중한 무대가 되고 있다.
공연은 1만 5천원의 입장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음료 1종이 제공된다. 예매는 전화(010-3015-5985)로 가능하다. "오시는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라는 공연 포스터의 마지막 문구에서 어쩐지 병실에 누워있는 누군가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과연 이 '부상투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이런 독특한 타이틀이 붙게 된 것일까?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1월의 한복판, 롱플레이어에서 펼쳐질 이들의 음악은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녹여줄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수수께끼 같은 '부상투혼'의 실체는 공연장을 찾은 이들만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