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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展 "POP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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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8일(화)~ 5월1일(월), 인사동 갤러리H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씨앗페> 전시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던 작품 가운데  POP KIDS 시리즈가 있었다. 커다란 안경을 낀 어린아이 혹은 성인의 얼굴이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안경에는 어떤 메시지 혹은 이미지들이 그려져 있다. 그림 제목에 들어가는 숫자와 메시지를 관련시켜보기도 하면서 퍼즐을 풀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작품을 그린 최윤정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지난 전시회에서 작가의 말을 찾아보고서야 작가의 관심이 미디어에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커다란 안경의 의미는 매우 중의적이다.

 

 

작품 자체도 미디어일진데, 작품속 안경도 미디어다. 커다란 안경은 캔버스 안의 캔버스다. 안경 속 인물이 보는 세계를 보여주는지 우리가 보는 세계를 보여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을 보여주는 창이고싶어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 활동은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또한 세계를 보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프레임'이라는 말 자체도 중의적이다. 게다가 이들 팝키즈는 디지털 세대이니, 커다란 안경은 그들이 세계를 보는 창인 모니터라고 해도 되겠다. 

 

미디어이고 창이자 안경이고 모니터인 캔버스 안의 캔버스에는 다양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메시지, 풍경, 기호 등이 때론 정교하게, 때론 아름답게, 때론 기괴하게 말이다. 그것은 대개 나의 욕망이다. 


하지만 정작 그 안경을 쓴 인물들은 균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머리카락도 피부도 흠잡을 곳 없이 매끈하고 표정조차 거의 없다. 욕망이야말로 우리를 구분짓는 근원이라는 뜻일까? 커다란 안경으로 거의 가려진 얼굴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입모양 뿐이다. 아, 헤어스타일과 안경 모양에 변화를 줌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팝키즈는 정말 요즘 아이들의 초상이다!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계가 허상인지 실상인지 알려면 만져보고 체험해봐야 하는데, 그래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데 최윤정의 그림에는 대체로 팔다리가 없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전시에서 자신있게 보여주었던 굵은 한쪽 팔뚝마저 사라졌다. 어쩌라는 걸까? 

 

일단은 뚫어져라 바라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