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10주년 기념 특별전 ‘백제금동대향로’, 20주년 기념 특별전 ‘하늘에 올리는 염원, 백제금동대향로’에 이어 30주년을 맞아 '백제금동대향로3.0-향을 사르다'가 열린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와 우리나라의 향 문화 발전 자취를 연구하고자 ‘향로와 향 문화’에 대하여 학술조사를 했다. 여기서 모은 백제의 또 다른 향로와 우리나라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향로를 소개한다. 또한 향기 작가와 함께 전시 공간을 센테리어(향기와 인테리어가 결합, Scenterior)했다. 백제의 향을 재해석해 백제금동대향로의 향을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전시 도입부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 윗부분에 있는 연기 구멍부터 시작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향’을 강조하고자 제작한 영상으로 3D로 구현해낸 향연(香煙)과 백제금동대향로 속을 휘감는 카메라 워킹으로 백제금동대향로의 미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도입부를 지나면 백제금동대향로와 마주하며 백제금동대향로 외곽에 원형으로 배치된 12개의 해시태그(#) 패널로 전시설명을 들을 수 있다.
#1993. 12. 12. 날씨 맑음,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굴
여기서 1993년 12월 12일 발굴 당시 기록을 볼 수 있다.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 절터 서쪽에는 백제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다. 이 가운데 한 구덩이에서 진흙에 파묻힌 유물이 발견됐다. 흙투성이이긴 해도 130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원형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86개의 얼굴, #61.8cm의 백제, #백제금동대향로
여기서는 금동대향로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높이 61.8cm, 무게 11.8kg. 박차고 오르는 용이 받치고 있는 향로의 아랫쪽 몸체에는 연꽃 24장이 새겨져있고, 위쪽 뚜껑에는 25개의 산과 86개의 얼굴, 그리고 새와 호랑이, 날개 달린 상상속 동물 등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손잡이가 되는 가장 윗 부분에는 봉황이 새겨져 있다.
#12개의 천공, #남아 있는 흔적들, #백제금동대향로의 제작과정
향로에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구멍 5개와 연기를 뿜어내는 구멍 7개 등 총 12개의 구멍이 있다. 크기를 수정하면서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정교할 수 있었던 것은 고려시대의 금속활자 제작방법인 밀랍 주조법 덕분이었을 거라 추정된다. 밀랍 주조법은 밀랍에 도상을 새기거나 붙여서 부형(父形)을 만들고 주형으로 감싼 후 밀랍을 녹여내고 쇳물을 주입하여 기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무왕 35년, 행향하다, #향로의 종류, #백제의 또 다른 향로, #고대의 향
향로의 종류와 백제의 또 다른 향로 등을 볼 수 있다. 고대 기록과 고고미술 자료에서 보이는 고대의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다.
기술과 예술이 하나였던 시절에 만들어진 백제금동대향로는 볼수록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향로에 새겨진 도상들을 아주 자세히 보면서 실감나는 영상과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