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이번 주 폐관, 단순체험공간이라?

URL복사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예고된 대로 이번 주말을 마지막으로 폐관한다. 뉴스아트에서는 3월 7일에 언론사 중 처음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였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우린 어디로? 기사 참고) 

 

뉴스아트는 보도에 앞서 3월 3일 애니메이션센터 폐관 이유와 이후 방안에 대하여 서울경제진흥원(SBA)에 문의하였지만 내부 논의 중이라는 답을 받았고, 어제(29일) 서울경제진흥원으로부터 답변이 도착했다.

 

단순 체험 위주 공간이라 예산낭비?

 

답변에 의하면, 남산에 있던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노후화로 인해 2019년부터 현재의 장소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시설 운영예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연간 25억 ~ 30억원이 소요되고, ▲단순 체험 위주의 공간 운영에 대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으며, ▲국내 콘텐츠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전환의 필요성 증가 등으로 운영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산 애니메이션센터는 건물 노후화로 인해 2019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서울애니메이션센터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남산~퇴계로 일대에 콘텐츠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재건축 계획이 마무리되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이젠 그렇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에는 웹툰과 게임 투자의 콘트롤타워를 목표로 하는 서울창조산업허브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곳에서 집중지원하는 5대 핵심분야(웹툰, 게임, 영상, 미디어, XR)에 애니메이션은 없기 때문이다.

 

만화책 4만 권은 뿔뿔이 흩어진다

 

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집'에 있는 4만 권의 장서도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소장가치가 있는 중요도서 4000~5000권은, 2027년 남산에 조성될 서울창조산업허브 내 카툰 라이브러리에 전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서울시 청소년 관련 시설 등에 기증하거나 웹툰페스티벌 등 관련 행사에 팝업 스토어, 플리마켓을 조성하여 만화팬들에게 나눔 및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20일까지도 "서울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 시내 가용 공간들로 장서를 이전해 시민들이 열람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방안 모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의 토대가 된 공간인데... 

 

서울경제진흥원은, "애니메이션산업 육성을 위해 단순 체험형 공간 운영을 지양하고,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투자, 제작지원, 해외마케팅, 인재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연간 36만 명이 찾는 시설이다. 유지비가 연간 30억 원이라면  일인 당 연간 8330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가성비 높은 시설이 아닐까? 그렇다면 아무래도 유지비보다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라는 산업전략에 의한 폐관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체험 공간으로 운영했어도 전 세계에 알려진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 등 우리나라 대표 애니메이션이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곳이다. 체험하고 즐기는 사람 없이 산업이 가능할까?

 

한편, 영유아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애니소풍'은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서울형 키즈카페'와 연계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