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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추상 3인전, <너무 주관적인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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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부터 7월 10일, N2 아트스페이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예술은 당연히 주관적이라고 믿지만, 현대 미술에서 교육과 시장 논리에 의해 ‘객관적’ 예술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예술의 보편성 뿐 아니라, 작품이 살아남으려면 시장에서도 보편적으로 인정받아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술은 정말 객관적일 수 있을까?

 

 

추상회화는 현대 회화사에서 “실재하는 객관적, 물적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비구상적이고 반사실주의적 경향의 미술”로 정의된다. 추상회화는 예술의 본질 탐구에 많은 기여를 했으나, 그마저도 어떠한 ‘객관적 경향’을 따르게 되었다. 객관적 경향을 따르는 추상이 있을 수 있나?

 

학술적으로는 기하학적 추상(geometric abstraction) 혹은 ‘차가운 추상’과, 서정적 추상(lyrical abstraction) 혹은 ‘뜨거운 추상’을 관성적으로 대비시킨다. 김환기 이후 추상미술계에 분 단색화 열풍은 한국 추상의 주요 작가들이 갖는 권위 등이 추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리나박, 장승호, 장은혜 등 젊은 추상 3인은 주관적 예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다시 각 작가들의 주관성에 주목하며 진정한 크리틱과 대화가 가능한 감상과 시장 문화가 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들 젊은 추상화가들이 N2 아트스페이스에서 대화의 장을 열기로 했다. 

 

리나박은 12년간 '형태'에 대해 고민하며 힘을 뺐다. 그러자 오히려 스트로크에 힘이 생겼다. 작가적 본능과 판단의 불가사의함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한다. 장승호는 '인위'에 대하여 고민한다. 객관과 주관에 대한 구분조차 하지 않는 지금의 시대에는 '인위'의 개념도 흔들린다. 장은혜는 가벼운 것에 대해 저항하고 스스로 본질을 찾아 나가는 실험적 작업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물론, 전시장에서 이들은 작품을 통해 대화한다. 작가들은 ‘삶 그 자체로서의 예술’작업을 하면서, 1년 가까이 온·오프라인으로 만나며 의견을 나눠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의견 교환 결과이자 앞으로를 위한 문제제기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배민영 평론가는 “칸딘스키 이후의 현대 추상이 추구해온 주관성이 그 스스로조차 ‘추상은 이래야 한다’는 객관성으로 함몰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며, “자기 주관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지금의 젊은 추상화가들과의 대화가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0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열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며, 전시 첫날인 6월 29일은 오후 6시부터 오프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