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의 'If this can be tolerated, what can't be? Why we bear catastrophe if we're so free?'는 컴필레이션 앨범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에 수록된 곡으로 음원포털을 통해 발매를 앞두고 있다. 본지를 통해 미리 음원을 들어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음원 발매 후에는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다.
황경하 기획자 | 모모의 "If this can be tolerated, what can't be? Why we bear catastrophe if we're so free?"은 현대 한국 재즈 씬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음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예진 안젤라 박과 황슬기로 구성된 이 듀오는 재즈의 본질적 요소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통해 우리 시대의 핵심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음악은 청각적인 즐거움을 넘어 청자의 내면에 깊은 반향을 일으키며, 현대 사회의 모순과 개인의 실존적 고민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If this can be tolerated, what can't be? Why we bear catastrophe if we're so free?"은 전쟁과 폭력이 만연한 현 세계 질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제기를 담고 있다. 이 질문은 우리가 '자유롭다'고 믿는 사회에서 어떻게 이토록 끔찍한 폭력과 파괴를 용인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모모는 이 곡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그리고 한반도의 분단 상황 등 세계 곳곳의 갈등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이러한 '재난'을 감내하는 우리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싱글이 엘리아 술레만 감독의 영화 '실종의 연대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은 더욱 의미 깊다.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담은 이 영화처럼, 모모의 음악 역시 전쟁 속 일상의 모순과 그 속에 내재된 희망을 포착한다. 이들은 분쟁 지역의 현실을 음악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지역적 문제를 보편적 인류의 고민으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곡의 구조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음악적으로 훌륭히 구현해낸다. 반복과 변주를 기술적으로 활용하여 일상의 단조로움과 그 속에 숨겨진 불안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우리 삶의 반복성과 그 속에 내재된 긴장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 질문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이어나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을 대변한다. 동시에 이는 그들의 상황을 목도하는 우리들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유롭다고 믿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이토록 참혹한 상황이 용인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를 감내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이다. 반복되는 멜로디는 그들의 일상이 결코 단조롭거나 무의미하지 않음을, 오히려 그 속에 깃든 강인한 생명력과 희망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청자들에게 전달한다. 모모는 이렇게 음악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의 불굴의 정신과 그들 삶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공감과 존경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황슬기의 베이스 연주는 전쟁의 긴장감과 불안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녀의 베이스는 단순한 반주를 넘어 곡의 정서와 리듬을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그의 폭넓은 음악적 경험과 깊이 있는 연주 기량이 이 싱글 전반에 걸쳐 빛을 발한다. 한편, 예진 안젤라 박의 보컬은 황슬기의 베이스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렬하게 곡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녀의 재즈 보컬 전문성은 복잡한 리듬 속에서도 표현력 있는 목소리로 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두 사람의 음악적 배경이 만나 창출해내는 독특한 사운드는 이 곡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황슬기의 박진감 있는 베이스 라인과 예진 안젤라 박의 표현력 풍부한 보컬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음악적 텍스처는 깊이 있으면서도 접근성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들의 협업은 기술적 조화를 넘어, 음악에 대한 철학과 세계관의 일치를 보여준다. 두 사람 모두 음악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음악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드러난다.
앞으로 모모가 이러한 음악적 여정을 어떻게 이어갈지 기대된다. 그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음악적 실험을 이어가며, 동시에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 믿는다. 모모의 "If this can be tolerated, what can't be? Why we bear catastrophe if we're so free?"은 우리 시대의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