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2024년, 전쟁과 분쟁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발표된 '눈앞의 마음'은 포크 듀오 나뭇잎들이 평화를 염원하며 내놓은 곡이다. 12개 팀이 참여한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들은 자신들만의 섬세한 음악적 언어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나뭇잎들은 포크 장르 특유의 친밀한 음악적 접근을 통해 거대한 평화라는 주제를 개인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선택한 서정적 관점이다. 대부분의 반전 음악들이 전쟁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고발하거나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눈앞의 마음'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과 개인의 감정선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가사는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해 타인을 향한 시선으로, 다시 세상을 향한 희망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가진다. "슬픔과 기쁨이 찾아오고 떠나가고 맴도네"라는 도입부는 일상의 순환성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모든 마음이 그곳에 닿기를 기도하고 노래하겠네"라는 마지막 구절은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표현한다.
여울과 원걸의 조화로운 하모니는 마치 두 개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여울의 맑은 음색과 원걸의 따뜻한 중저음이 만드는 하모니는 곡의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특히 "한 사람의 마음과 걸음이 온 세상에 바람이 되네"라는 구절에서 정점을 이루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여 만들어내는 평화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어쿠스틱 기타와 쉐이커만으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편곡은 메시지의 순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럼으로 균형감 있게 진행하는 반주는 마치 잔잔한 호수에 일렁이는 파문 같다. 여기에 더해진 쉐이커의 섬세한 리듬은 자연의 숨결을 연상시키며, 평화로운 일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런 미니멀한 편곡은 메시지의 순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레코딩과 믹싱은 연주의 생생함을 살리면서도 깔끔한 사운드를 구현했다. 이재수 감독의 마스터링은 전체적인 밸런스와 다이내믹 레인지를 적절히 조절하여 곡의 호흡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눈앞의 마음'은 평화라는 거대한 주제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듣기 좋은 포크송이다. 이는 평화가 결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상기시킨다. 70-80년대 한국 포크가 그러했듯, 현실의 아픔을 노래하되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 서정성과 메시지의 균형이 담겨있다. 나뭇잎들의 이러한 시도는 현대 한국 포크 음악이 어떻게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